[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울산 현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7)이 동료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김신욱은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득점왕 소감에 관한 질문에 "팀이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져 득점왕 한 가지만 보고 있었는데 팀으로부터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올해 38경기에 나서 18골을 기록, 아드리아노(서울)와 황의조(성남 이상 15골)를 밀어내고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인 공격수가 득점 1위를 차지한 것은 2010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유병수(22골) 이후 5년 만이다. 김신욱 개인적으로는 2009년 프로 데뷔 후 첫 수상이다.
2년 전 데얀(당시 서울)과 같은 19골을 기록하고도 출전 경기수에서 밀려 트로피를 놓쳤던 김신욱은 "당시에는 MVP를 타서 괜찮았다. 그래서 올해 간절함이 더 컸다"고 털어놨다.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과 MVP 후보에 올라 두 번째 수상을 노리는 김신욱은 "너무 친한 선배들이다 보니 누가 받을지 예측이 힘들다. 나는 팀 성적이 안 좋기 때문에 축하해주려고 왔다"고 웃었다.
수많은 득점 중에서도 김신욱의 뇌리에는 두 골이 강하게 남아 있다. 김신욱은 "부산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치고 93분에 골을 넣었는데 이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러머니상을 받았던 인천전 버저비터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김신욱이지만 시작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울산 역시 시즌 내내 부침에 시달리면서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전반기에는 많이 뛰다가 9월부터 제대로 선발로 출전했다. 후반기에 살아나다보니 오히려 더 아쉬운 게 사실"이라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팀이 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에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우승권에서 경쟁하는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국가대표 복귀와 해외 진출에 대한 솔직한 견해도 털어놨다. 김신욱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태극마크를 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유럽 진출도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김신욱은 "경험을 해보니 많은 생각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이적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울산의 김신욱이 먼저"라고 말했다.
일본 J리그 이적설이 불거진 동료 김승규에게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김신욱은 "나와 승규는 그동안 울산 유니폼만 입은 선수들이다. 김승규 없는 울산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많이 아쉬울 것"이라면서도 "만일 승규가 해외로 나가면 박수치면서 보내줄 수 있다. 응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