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MVP 못지 않게 영플레이어상 수상자가 누가 될지가 큰 관심을 끌었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이는 이재성(전북)과 권창훈(수원)· 황의조(성남). 모두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이들로 누가 받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분위기였다.
수상자는 이재성이었다.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발표를 지켜보던 이재성은 사회자가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보였다.
시상식 종료 후 기자회견에 임한 이재성은 "오늘 같이 역사적인 날에 내가 함께 설 수 있어 영광스럽다. 꼭 타고 싶었던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재성은 "워낙 치열했기에 두 선수에게 더욱 고맙다. 미안함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면서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도록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선수들을 이끌어주신 (이)동국이형도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올해 34경기에 나서 7골5도움으로 올렸다.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전북의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재성은 만족을 몰랐다. "이 상을 받았으니 95점을 주고 싶다"면서도 "잘해도 100점은 줄 수 없다. 만족보다는 배우는 것이 먼저"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시상식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재성을 두고 "올 한 해 동안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패스를 넣어주는 것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결정력을 갖췄다. 한 단계 발전을 했기에 이재성이 상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취재진으로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평가를 전해들은 이재성은 "이번 시즌을 통해 그런 부분이 발전됐다는 것은 많은 경기를 뛰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에는 좀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까지 키워서 좀 더 능력있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전했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기량을 만개한 이재성은 주장 이동국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원정 룸메이트로 정을 쌓았다.
이재성은 "함께 방을 쓰면서 프로의 세계를 알게 됐다. 같이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늘 웃으면서 임하는 자세부터 남달랐다. 그것을 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은 것 같다. 말은 잘 안 하지만 고마움을 느끼는 형"이라고 감사를 표현했다.
전북의 주전 공격수를 넘어 한국 축구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발돋움한 이재성은 내년 시즌 더 나은 선수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성은 "내 꿈에는 유럽 진출의 목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지만 아직은 전북이 너무 좋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는데 내년에는 그것을 먼저 해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