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던 좌완 이승호(34)가 친정팀 SK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SK 와이번스는 9일 "신인왕 출신이자 팀의 원조 에이스인 이승호 선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SK는 시즌 종료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좌완투수 이승호를 영입해 불펜 보강을 꾀했다. 프랜차이즈 출신이자 성실한 훈련자세와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해온 이승호가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승호는 2000년 SK에 입단해 첫 해 10승 12패 9세이브를 기록하며 고졸 좌완투수 최초로 신인상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14승 1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하며 대표팀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2005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오랜 재활 끝에 복귀했지만 기량이 급격히 저하됐다. 2005년부터 3년간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8년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이승호는 29경기에 나서 4승 1패 2세이브 5홀드로 중간계투진에 힘을 실었다. 그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최초로 4홀드를 기록한 바 있다.
2011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선수 신분으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이승호는 2012년 11월 NC 다이노스가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권을 행사하면서 또다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올해 1경기 출장에 그친 이승호는 시즌 종료 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방출 통보를 받았다. 13시즌 동안 428경기에 등판해 75승 69패 41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최근까지 이승호는 130㎞ 후반대의 볼 스피드를 유지하며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를 가다듬고 서클체인지업을 연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로 복귀한 이승호는 "친정팀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불태울 수 있도록 다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지난 몇 년간 내 볼을 던지지 못했다"며 "최근 몇 년간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아 어깨와 몸 상태는 좋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운동에 전념하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