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던 KB손해보험이 적지에서 우리카드를 제압하고 '꼴찌' 탈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KB손해보험은 10일 오후 7시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0(26-24 25-14 25-23)으로 이겼다.
올 시즌 2라운드까지 KB손해보험의 행보는 실망스러웠다. 12경기에서 1승11패를 기록,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3라운드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28일 대한항공을 잡고 10연패를 탈출하더니 한국전력까지 잡아내며 2연승을 달렸다. 지난 8일 현대캐피탈에 패하며 주춤했으나 이날 다시 승리를 맛봤다.
4승12패(승점 11)로 여전히 7위에 머물렀지만 6위 우리카드(4승12패·승점 12)를 바짝 추격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최하위 탈출도 시간 문제다.
최근 연이어 승리를 맛 본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마틴, 김요한이 각각 20점, 18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손현종이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안방에서 완패한 우리카드는 분위기가 죽었다. 어느덧 4연패로 3라운드 들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할 군다스는 10점으로 발이 묶였다. '루키' 나경복이 19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냈으나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1승이 간절한 양팀은 1세트 초반 거서게 맞붙었다.
일진일퇴의 양상 속에서 KB손해보험이 먼저 치고나갔다. 11-11에서 손현종의 퀵오픈 득점을 시작으로 내리 3점을 따내 거리를 벌렸고, 역전을 허용치 않으며 20점대 고지에 올라섰다.
우리카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격했다. 21-23에서 최홍석의 퀵오픈과 군다스의 블로킹이 네트에 꽂혔고 마침내 23-23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한점 씩을 주고 받아 경기는 듀스로 접어들었다.
KB손해보험의 집중력이 높았다. 이수황이 속공으로 한 점 달아난 뒤 군다스의 공격을 김요한이 받아 냈다. 마틴이 오픈 공격을 때려넣으며 1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기세가 오른 KB손해보험은 2세트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트 초반 김요한이 절묘한 시간차 공격으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마틴의 퀵오픈 득점에 상대 범실까지 잇따라 9-4까지 달아났다. 김요한은 15-8에서도 오픈공격을 꽂아넣으며 더블스코어를 완성, 상대 추격의지를 꺾었다.
우리카드는 14-23에서 어이없는 포지션 폴트로 점수를 헌납했고, 마틴의 서브를 막지 못해 2세트를 내줬다.
궁지에 몰린 우리카드는 3세트 세터 자리에 김광국 대신 이승현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번에는 쉽게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고, 10-10에서 시작한 동점 스코어를 19-19까지 끌고갔다. 이어 군다스와 나경복이 연이어 득점하며 21-19로 치고나갔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23-21에서 이수황의 속공과 마틴의 퀵오픈에 연이어 당해 덜미를 잡혔다.
KB손해보험은 군다스의 공격을 손현종이 블로킹으로 처리하며 24점 고지를 밟은 뒤 마틴의 블로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