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활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의 품에 꼭 끌어안고 살을 부딪치며 연주합니다. 때문에 기타리스트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최고의 악기죠.”손이 아닌 온몸으로, 아니 가슴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수제기타 제작자 엄태흥(63)씨는 “그렇게 해야 공허하지 않고 속이 차 있는 가장 좋은 소리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작자와 악기 그리고 연주자와 청자가 혼연일치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최상의 음악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달에 한대, 100% 수작업좋은 음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작자가 온 심혈을 기울여 악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가 제작의 단 한 과정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부 수작업으로 하는 이유는 그래서다. 톱질 한번, 망치질 한번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그만큼의 애정이 소리로 승화된다는 믿음이다.“공장에서 기계로 만든 것과 제가 만든 것이 음색이나 음량에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제 만족 때문에 전통 방식을 고집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함부로 다루고 싶지 않다는 신념엔 변함 없습니다.”기타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 선택으로, 특히 오랜 비바람을 견뎌낸 나무가 좋다
[클래식] 타펠무지크고음악의 메카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서 고악기를 전공한 한국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원전음악 앙상블 ‘타펠무지크’의 정기연주회. 트라베소에 강인봉, 리코더에 조진희, 쳄발로에 이선미와 함께 새롭게 타펠 무지크의 일원이 된 류트와 티오르바 연주자인 김영익이 참가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 무대에서는 거의 선보인 적이 없는 대형 류트인 티오르바(Tiorba)를 연주한다.6월27일/ 영산아트홀/ 02-737-2462 [클래식]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서울시교향악단은 트럼피터 올레 에드바르트 안톤젠에 이은 두 번째 브라스 비르투오조 시리즈로 스웨덴이 낳은 세계 최고의 트롬보니스트 크리스티안 린드베리를 초청,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처음으로 내한하는 트롬본의 ‘파가니니’. 크리스티안 린드베리의 협연으로 다비드 트롬본 협주곡과 미국의 거장 폴 폴리브닉과 함께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 등을 연주한다.6월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741 [퍼포먼스] 도쿄쇼크보이즈4명의 퍼포머와 1명의 DJ로 구성된 일본의 슬랩스틱 코미디그룹 ‘도쿄쇼크보이즈’. 엽기코드를 코미디 공연문화로 정착시킨 대표 그룹으로 120가지
경기 침체, 사회적 갈등심화 등 암울한 시대 분위기 영향 납량물의 정수는 괴담이 아닐까. 허술하고 유치한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괴담만큼 원초적 감성을 자극하는 공포물은 찾기 어렵다.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의 성장기는 괴담과 함께했고, TV나 영화는 학원가의 괴담들을 확대 재생산해왔다. 특히 올해는 괴담 열풍이 뜨겁다. 시즌마다 찾아오는 괴담이지만 최근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명명될 만큼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무엇이 괴담을 불러오고 있으며 괴담의 무엇이 이토록 강렬한 흡인력을 발휘하는지… 도시괴담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배경을 짚어보았다. 무서운 이야기도 복고 바람 일본 공포영화 '착신아리'의 한장면. 현재 네티즌을 중심으로 뜨겁게 일고 있는 괴담 신드롬의 시작은 ‘빨간마스크’다. 하얀색 레인코트를 입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빨간색 큰 마스크를 쓴 여자가 “나 예뻐?”라고 묻는다. 예쁘다고 대답하면 마스크를 벗고 “이래도 예뻐?”하며 귀까지 찢어진 입을 보여준다. “못생겼다”고 말하면 마스크를 벗고 숨겨두었던 큰 식칼로 죽인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빨간마스크’ 이야기는 초등학생들에게는 공포를, 젊은 세
공 연 [마당극] 아으 다롱디리연출가 이기도를 중심으로 20대의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창단한 극단인혁의 신작이자 2004년 문화관광부 전통연희 개발 사업 대상 선정작. 전래 판소리 ‘변강쇠가'를 재해석한 마당극으로 형식적 새로움과 서사적인 틀을 해체해 여성주의관점에서 재구성했다. 문제의식과 구성의 독창성으로 한국 전통연희 양식의 현대적 변용에 중점을 두고, 성을 해학적으로 놀이화해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공연이 진행되는 국립극장 하늘극장 주변에는 장승공예를 설치 및 전시할 예정이다. 9월28일~10월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02-741-3934 [대중음악] 노을 첫번째 콘서트-Romantique‘붙잡고도' ‘아파도 아파도' ‘인연' 등의 히트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R&B그룹 ‘노을'의 첫 단독 콘서트. 노을은 모바일이라는 이색매체를 통해 데뷔, 가수 겸 제작자인 박진영 사단 소속이란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최근 2집은 한층 거칠어지고 성숙된 남성미로 어필, 특히 ‘아파도 아파도'는 ‘R&B 보이밴드'라는 편견을 깼다는 평을 얻었다. 이번 콘서트는 소극장 공연의 장점을 살려 팬들과의 대화나 노래에 비중을
공 연 [무용] 정귀인 레퍼토리- 보자기, 산사에 뜨는 달한국적 춤사위와 리듬,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이면서 한국적인 현대 춤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귀인의 레퍼토리 공연. 보자기 한 장에 담겨있는 한국적 정서를 현대 춤의 표현방법으로 나타낸 작품으로 2002년 국제 현대 무용제에서 초연됐던 ‘보자기'와 한 현대인의 정신적 고뇌와 갈등을 불교적 이미지로 표현, 1996년 서울 무용제에서 초연돼 대한민국 무용제 음악상(이건용)과 연기상(황지현)을 수상한 바 있는 ‘산사에 뜨는 달'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10월2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02-2263-4680 [클래식] 데이비드 헬프갓 피아노 리사이틀 영화 ‘샤인'의 실제 주인공이자 세대를 초월해 사랑 받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이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 1997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과 함께 전 세계적인 흥행돌풍 속에서 첫 번째 내한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그가 7년 만에 다시 그 감동을 재현한다. 이번 내한공연의 레파토리는 베토벤의 ‘열정'을 비롯해 라흐마니노프와 멘델스존 등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명곡 이외에도 ‘샤인'의 배경음악으로 유명한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시청률 50%를 넘나드는 인기드라마 ‘대장금’, 연상연하 커플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천생연분’, 요즘 잘 나가는 이 두 프로에 유일하게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는 배우가 있다. 이제는 개그맨이라 불러야 할지, 탤런트라 불러야 할지 조금은 난감한, 개그맨에서 탤런트로 멋지게 연기 변신을 한 ‘배우’ 지상렬. 데뷔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대장금’ 녹화를 앞두고 MBC로비에서 만났다. 어눌한 캐릭터는 설정솔직히 그를 만나기 전, 궁금한 것 하나가 실제로도 정말 바보일까 하는 것이었다. TV에서 보는 그의 이미지는 앞뒤 맞지 않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지적인 면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한마디로 ‘단순무식’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분명 설정만은 아닐거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분장실에서 나오는 그를 처음 본 순간, 아차 싶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적당한 체격이며, 미남형까진 아니더라도 호남형의 생김새는 늘 봐왔던 ‘바보’ 지상렬이 아니었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으로 그와의 대화는 시작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번의 충격이 다가왔다. 말하는 내용이며 태
주돈식 지음사람과책 펴냄/15,000원 한국의 대통령은 왜 언제나 비난의 대상일까? 존경받는 대통령이란 불가능할까? ‘우리도 좋은 대통령을 갖고 싶다’는 역대 대통령의 비교분석을 통해 이상적인 대통령상을 그려낸 책이다. 언론 정치 교육계를 두루 섭렵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8명의 역대 대통령과 외국 대통령의 평가를 시도했다. 숨겨진 일화 사생활 양념을 곁들여이 책은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적 치적과 과오를 현대사적 맥락에서 평가하고 본보기가 될만한 외국의 대통령 모델을 통해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자칫 딱딱하거나 지루하기 쉬운 소재지만 숨겨진 일화나 사생활을 양념으로 곁들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통령에 대한 촌철살인 풍자도 눈길을 끈다. 이승만 대통령은 “등잔 밑을 보지 못한 정치 야맹증 노인”으로 평가했다. 국제역학관계를 꿰뚫는 통찰력은 뛰어났지만 민심에 어둡고 아첨꾼들의 말만 들었다는 비판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쌍권총에 채찍까지 든 카우보이”에 비유했다. 최규하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사임을 생각해야 했으니 “주막거리 무의탁 노인”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빈집에는 집 없는 사람이 살 권리가
[뮤지컬] 정글이야기지난 1999년 뮤지컬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공연을 시작으로 문을 연 극단 미추의 미추산방 주말극장 레퍼토리 작품. 19세기 후반의 인도를 배경으로 정글에서 길을 잃고 늑대 가족 손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의 모험을 다룬 키플링의 명작 ‘정글북’을 새로운 시각으로 구성했다. 원작이 정글의 법칙과 이를 둘러싼 여러 동물들의 이해관계를 의인화했다면 ‘정글이야기’는 인간의 아기가 동물들의 세계에 들어가 어떤 파장을 일으키며 어떻게 교류하는가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조망한 작품이다.8월13~14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 031-879-3100 [뮤지컬] 디즈니 아이스쇼월트 디즈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디즈니사의 대표 공연. 1920년대에 창조된 미키 마우스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플로토, 구피, 백설공주, 인어공주부터 시작해 최근의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토이스토리, 벅스 라이프, 뮬란에 등장하는 캐릭터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출연진과 스텝이 내한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8월6~22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02-2113-6859 전 시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김준권, 김종억, 홍선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남 장흥이 고향인 소설가 이청준과 시인 김영남, 화가 김선두가 나고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예술세계의 모태가 된 고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로는 산문으로 때로는 시로, 또 때로는 그림으로 표현된 장흥의 아름다운 풍경과 추억은 이농세대의 가슴속에 있는 고향의 이미지를 끌어낸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고향의 원형이기도 하다. 허기졌지만 배불렀던 시절 이청준 김영남 지음/ 도서출판 학고재/ 13,000원 아버지와 손위 형제들을 일찍 여의고 가세가 기울어 도망치듯 떠나온 고향은 이청준에게 아픈 상처다. 쉬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도 안았던 고향. 그러나 다시 돌아온 고향은 ‘관용의 성지’였다고 그는 말한다. 김영남 시인의 고향 마을은 산과 산 사이에 장대를 걸치면 걸쳐질 것 같은, 산으로 빙 둘러싸인 곳이다. 그의 시 곳곳에는 산에 둘러싸인 마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겨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입동 무렵이면 마을 아낙들이 모여 수다를 떨면서 김장을 담그고, 남은 배춧잎으로는 시래깃국도 끓여먹던 풍경이 그의 고향이다. 앞에 두 저자와 달리 김선두 화백에게는 아버지의 모습이 깊이 각인돼 있다. 교사였던 아버지는 학교를 그만두고 화가가 됐다. 화가란 직업은
국경제는 승승장구하고 한국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 중국에 대해 한국은 위기와 경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공산당도 팔아먹는 중국재벌’ 또한 중국에 대한 이 같은 시류에서 나왔다.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공산당 체제의 중국에서 재벌들이 탄생하고 있다. 바로 이들, 중국의 재벌들에게서 한국형 난세 극복의 답을 찾자는 것이다. 화교자본 네트워크의 위력 미야자키 마사히로 지음 모색 펴냄 /12,000원 13억의 황금 몸부림이 시작됐다. 그들이 일군 부는 유태인같이 가난한 이웃나라를 상대로 고리대금을 해서 벌어들인 돈도 아니요, 머지않아 고갈 날 원유를 팔아서 벌어들인 돈도 아니고 13억인의 놀라운 제조기술이요, 창조적 생산의 결과다. 경제전문가이자 중국통인 이 책의 저자 미야자키 마사히로는 그들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끼가 드디어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며, 세계의 신경제질서는 화교자본에 의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돈줄을 확실히 잡아 쥐기 시작했다. 화상의 상술은 동남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생산시장을 장악했다. 그들은 기업의 윤리나 시장경제의 원리로 시장을 장악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만리장성보다 더 길고 황하보다 더 넓은 인맥을 연결하고 돈
공 연 에쿠우스1975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돼 광기어린 내용과 전라 연기로 충격적인 파문을 일으켰던 연극 ‘에쿠우스'가 배우 조재현과 30대 젊은 연출가 김광보에 의해 재탄생한다. 이미 5대 ‘알런'으로 무대에 선 경험이 있는 조재현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연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회구조 속에서 철저히 자연과 본능의 자유를 상실당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진다. 3월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문의: 02-760-0010 스머프호텔 살인사건메트로섹슈얼은 외모나 의상 등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세련된 도시 남성을 뜻하지만 양성애자 혹은 왜곡된 남성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를 소재로 ‘미라클', ‘크리스마스웨딩', ‘칼이수마'의 작가 김태린이 이른바 ‘불량잔혹코미디'를 탄생시켰다. 1970~80년대 인기만화 ‘스머프'를 차용한 연극.2월7일∼2월22일/ 대학로 정보소극장문의: 02-742-7262 비닐우산은 하늘이 보인다1995년 러시아 라주모프스카야의 작품 ‘집으로'를 개작한 작품. 기성세대로부터 버림받은 청소년들의 비극적인 삶을 묘사했다. 각각의 인물에 정치, 사회, 도덕, 경제, 폭력, 희망, 좌절, 구원, 순수 등을 투영,
죽음의 운명에 맞선 생존 게임, 그 두 번째 공포 '데스티네이션2' 친구들과 주말여행을 떠나던 10대 킴버리는 고속도로 연쇄 충돌 사고로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죽는 환상을 보게 된다. 환상에서 본 조짐들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고 공포에 질린 그녀는 다른 차들의 국도 진입을 막는다. 예견했던 대형 사고가 실제로 일어나고 안도의 한숨도 잠시, 화염에 휩싸인 트럭이 킴버리의 차를 덮치면서 그녀를 제외한 친구들은 모두 목숨을 잃게 된다. 이것은 시작일 뿐. 킴버리는 이번 사고가 1년 전 180기 폭발사고의 생존자들이 겪은 죽음과 연관돼 있음을 깨닫는다. 생존자들은 해답을 찾으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다가오는 죽음은 그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만든다. 더 자극적으로, 더 스펙터클하게 유행에 민감한 장르물들이 다 그렇지만 공포영화는 획기적인 작품이 몇 년에 한번 등장하면 그 뒤를 아류들이 줄을 잇는 형식으로 성장한다. 크게 봤을 때, 공포영화는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작품과 답습하는 작품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데스티네이션’은 최근 공포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낸 수작에 속한다. 기존의 공포영화는 살인마나 유령 등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었다면, ‘데스
박성호 지음, 김동성 그림사계절출판사 펴냄/ 9,500원 한여름의 낭만을 상징했던 매미가 점차 인간에게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열대야 현상으로 지칠대로 지쳐 겨우 잠들 만하면 억척스러운 울음소리로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가 하면,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기까지 한다. 하지만 매미가 해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년 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10여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책은 도시 공간 속에서 인간과 매미의 공생 가능성을 탐구한다. 논픽션이자 서정적 동화‘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여러 가지로 새롭고 의미심장한 책이다. 매미에 관한 아동서가 대부분 ‘파브르 곤충기’의 재구성이나 번역서인 것에 반해 이 책은 ‘지금 이 시간’의 도시 매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저자 박성호 씨는 ‘2000년 여름 우연히 죽음을 눈앞에 두고 발버둥 치는 늙은 매미 한 마리’를 보고, ‘매미가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큐멘터리에 담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기록-반포 매미’라는 다큐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고, 이 책 또한 그 인연으로 탄생됐다. 무려 5년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