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평화와 정의의 상징 ‘羊’ 양꿈은 길몽, 동서양 학자 대다수 양띠, 인내심 강하고 상서로운 이미지 2003년은 계미년 양띠의 해다. 우리 조상들은 양의 습성과 특징에 대해 착하고 의롭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해왔다. 맛있음(味), 아름다움(美), 상서로움(祥), 착함(善) 등의 한자도 양(羊)의 파자다. 즉, ‘大’와 ‘羊’ 두 글자가 합쳐져서 아름답다는 뜻의 미(美)가 되고 나(我)의 좋은점(羊)이 옳을 의(義) 자가 되는 것이다. 계미년 양띠해를 맞아 양의 민속학적 해석과 동서양의 인식 등에 대해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씨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민속에 나타난 관념 호랑이·용·말 등의 다른 띠동물에 비해 양과 관련된 민속 자료는 적다. 천성이 약하고 해로움을 끼칠 줄 모른다고 인식되어 양은 설화나 꿈, 속담 등에서도 유순하고 인내심 강하고 상서로운 동물로 통한다. 다만 새해들어 첫 양날(염소날)인 상미일에는 전라남도 해안지역에 출항을 삼가는 곳이 있다. 제주도에서도 이날은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하여 약을 먹지 말라고 한다. 염소가 경거망동하고 경솔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준 것인데 이런 일을 제하고는 별다른 부정적 의미가
시사뉴스 포커스 / 크리스마스를 뒤엎는 크리스마스 소설 언제나 똑같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캐롤, 산타클로스와 스크루지 이야기가 싫증 난다면 크리스마스를 다룬 이색 소설들을 만나보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단편 ‘벽-크리스마스 콩트’에는 옆집 여자가 죽어버린 줄도 모르고 짝사랑에 괴로워하다가 자살하는 어느 고독한 청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축복과 평화’의 크리스마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절망적 분위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새로운 자각을 가져다준다. 크리스마스를 뒤엎는 소설이 역설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유명 유럽 작가들의 블랙 판타지들을 모은 단편집 ‘크리스마스의 악몽’(알퐁스 도데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 8,500원)은 크리스마스 시기에 신문에 발표된 엽기적이고 냉소적인 크리스마스 단편들을 모았다. 영화 ‘스모크’를 좋아한다면 원작소설 ‘오 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폴 오스터 지음 / 열린책들 펴냄 / 8,500원)를 읽어 볼 것.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잘 표현하면서도 상투적이지 않은 독특한 소설이다. 올 크리스마스의 최고 대작은 역시 ‘크리스마스 건너뛰기’(존
시사뉴스 공 연 투란도트 페르시아 전설 투란도트 이야기에 우리나라 거타지 설화를 접목시켜 만든 작품. 인류 보편적 사랑 이야기를 한국적인 배경과 표현 양식으로 표현했다. 기존 오페라 ‘투란도트’와 달리 신화시대를 배경으로 ‘분노’와 ‘복수’라는 코드를 삽입했다. 가수 장나라의 아버지 주호성과 그의 아들 장성원이 출연한다. 12월30일∼2003년 1월9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02)764-8760 태풍 1999년 첫선을 보여 당시 제6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7개부문을 수상한 뮤지컬 ‘태풍’이 새롭게 선보인다. 주인공 프로스페로 역은 유희성이 맡았고 남경주, 이정화의 뒤를 이어 홍경수, 이승희가 출연한다. 셰익스피어 원작, 이윤택 연출. 12월20일∼30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02)523-0986 겨울 이야기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식 행사에서 ‘어울림 마당’을 공연했던 최청자 툇마루 무용단이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를 세계 최초로 ‘댄스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선보인다. 전문가수를 기용하여 무용 중간중간에 노래를 삽입하는 형식으로 국악에서 클래식,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이 선보인다. 12월24일∼2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
시사뉴스 서평 /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앤드류 블레이크 지음 / 이택광 옮김 / 이후 펴냄 / 10,000원 마법 필요한 현실, 때맞춰 나타난 해리포터 최고의 판타지 시리즈 성공요인 분석한 문화비평서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 해리포터 시리즈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이 책은 47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12억 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는 6억5,120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뒀고, 두 번째 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만 8,77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해리포터가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비평가들이 작품평가와 플롯해석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영국의 문화연구가 앤드류 블레이크는 해리포터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이야기를 낳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레이크의 표현을 빌자면 해리포터 시리즈는 “제때에 편집자의 책상에 도착한 책”이다. “각박한 현실이 마법을 필요로 했으며, 해리포터 이야기는 이러한 현실, 즉 정치 문화 세계의 변동에 따른 불안한 표출 지점을 정확히 포착한 것이다.” 몸은 현실에, 눈은 과거에 블레이크는 ‘역혁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리
시사뉴스 진짜를 지배하는 위대한 가짜 스타 시스템과 사이버 시대에 대한 지적이고 날카로운 코미디 ‘시몬’ 꿈속의 나비가 나인지, 현실의 내가 나비인지 묻는 장자의 ‘호접몽’은 사이버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절실한 문제가 됐다. 우리는 매일 채팅을 하고, 메신저로 쪽지와 메일을 주고받지만, 대상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는다. 인터넷 공간에서 사귄 10대 여자 친구가 실제로는 중년의 변태 남성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일상적인 문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우리는 현실의 돈과 시간을 들여 아바타를 치장하고, 지식과 힘을 키우고, 싸움을 하고 친구를 사귀면서 가상의 이미지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아바타는 ‘스타’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대중이 원하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스타다. 대중들은 스타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의 이미지를 사랑하고 소비한다. 대중은 스타에게 이미지를 요구하고 제작자는 이미지를 만들며, 스타는 그 이미지를 내면화해서 대중에게 제시한다. 빈틈없이 짜여진 이 시스템은 거대한 속임수지만, 대중은 행복하게 속는다. ‘시몬’은 이 같은 문제들을 포괄하고 있는 영화다. 이미 자신이 대본을 썼던 ‘트루만 쇼’에서 앤드
시사뉴스 크리스마스를 위한 마법의 주문, 캐롤 시대 트렌드 민감하게 반영, 재탕 위주의 전형적 상업 시장 12월 도시를 뒤덮는 ‘행복하고 설레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집단 최면이라면, 산타클로스, 트리, 캐롤은 최면에 이르게 하는 주문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은 이래, 이러한 최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좀더 막강한 마법에 걸리기 위해 트리를 만들고 백화점에서 선물을 사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보지 않았던가. 그중에서도 캐롤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환각 상태를 마무리 해주는 가장 중요한 주문이다. 해마다 똑같은 곡이지만 캐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 축가, 송가를 뜻하는 ‘캐롤(carol)’은 옛 프랑스의 ‘carole’에서 기원한 말로, 중세의 프랑스인들이 둥근 원을 만들어 추었던 원무를 일컫던 말이다. 즉, 캐롤은 여러 농경 민족들의 동지 축제에서 사용된 무곡에서 나온 것이다. 캐롤이 성경이나 기독교적인 교리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크리스마스의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우는 일상적인 가사가 많은 것도 춤곡의 특징 때문이다. 이미
시사뉴스 차세대 ‘데이비드 카퍼필드’ 꿈꾼다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 최현우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마술붐이 일고 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가 폭넓은 사랑을 받고, 마술 동아리와 까페, 도구 판매점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술사도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반짝이는 자켓을 입고, 비둘기를 날리거나 모자에서 꽃을 꺼내는 단조로운 마술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다. 마술이 대중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인식되면서, 마술사도 연예인 못지 않은 팬을 몰고 다니며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활동하게 됐다. 각종 세계마술대회를 휩쓸고, 방송활동과 공연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이은결(22), 최현우(23)는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서 있는 신세대 마술사다. 마술 매니지먼트 기획사 비즈매직(http://www.bizmagic.co.kr)에 소속돼 있는 이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마술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프로다운 의무감을 본능적으로 갖고 있다. “마술은 연기, 노래, 춤, 드라마가 뒤섞인 최고의 쇼”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인 이은결은 국제적인 마술사다. 지난 7월에 열린 세계마술대회 SA
시사뉴스 2002년을 지배한 10가지 문화코드 복고, 엽기 여전…월드컵, 소리바다, 연예계 비리 등 축제 사건으로 떠들썩 올 한해 문화계는 각종 축제와 사건으로 넘쳤다. 월드컵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문화 행사가 풍부했고, 아시안게임으로 남북한 문화예술교류 사업도 꾸준히 지속됐다. 부족한 점은 많지만, 대체로 문화정책도 한 단계 진보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계의 공공연한 홍보비 관행에 성상납까지 드러나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점차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열되는 대중문화계의 상업적 경향과 방송의 선정성 등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복고는 변함없이 문화전반의 화두였다. ‘삼국지’, ‘로봇 찌빠’, ‘비둘기 합창’ 등의 70년대 만화가 복간돼 사랑 받았다. 음반시장에는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나훈아의 ‘잡초’ 등 아련한 과거의 히트곡들이 담긴 편집음반이 불티나게 팔렸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로 30년대 패션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이 리메이크 됐고, ‘묻지마 패밀리’ ‘해적 디스코왕 되다’ ‘챔피언’ ‘몽정기’ 등의 복고영화가 쏟아졌다. 이외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엽기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고, 김남일을 비
시사뉴스 고독 속에 새긴 ‘전통 사랑’ 국내 유일의 박음상감 공예가 유승헌 씨 작업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했다. 살림집 구석방에 책상 하나, 의자 둘, 연장 몇 가지. 그곳에서 박음상감의 전통을 잇고있는 유승헌(42세) 씨가 일하고 있었다. 웃으면서 반기는 그의 모습은 장인이라기보다 그저 평범한 아저씨였다. 그러나 대화도중 그가 보여준 소신과 자부심은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말해주기에 충분했다. 부친 작업실에서 자연스럽게 배워 박음상감은 청동, 구리, 철 등 각종 금속제품의 표면에 홈을 파고 그 안에 금실이나 은실을 박아넣는 금속조각기법이다.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동은입사 향로 등이 그 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신라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며 고려시대에 가장 발전했고 조선시대 말까지 전수됐다. 일제시대가 되면서 표면에 홈을 만든 다음 은실을 모양내어 두드려 붙이는 붙임상감이 도입되어 밀려나게 됐다. 박음상감이 훨씬 오래 보존되지만 공정이 어렵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음 상감이 재현된 것은 유승헌 씨의 부친 유적선(1997년 80세에 작고) 옹에 의해서다. 안성유기에 조각넣는 일을 하던 유적선 옹은 어깨너머 배운 기술을
시사뉴스 이벤트만 있고 정책은 없다 지하철 벽화 철거 둘러싼 한국 공공문화의 현실 공공예술의 꽃을 피웠던 ‘지하철 문화’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행사와 시설은 쏟아졌지만, 정작 공공문화서비스에 대한 의식과 시스템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최근 을지로 3가역 2, 3호선 환승통로 벽화 철거 결정은 정부의 문화정책과 공공미술의 현주소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의 벽화 ‘서브웨이 코믹 스트립’은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와 강영민 작가의 ‘안티히어로’ 캐릭터들이 엇갈리게 배치된 만화적인 그림이다. 단순하고 원색적인 표현, 엽기적인 묘사와 설정이 파격적인 작품으로 지난 2000년 9월 서울시가 주최한 국제미술행사 ‘미디어시티 서울 2000’에 출품했다가 역에 영구 설치로 기증된 것이다. 미국의 미술잡지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와 일본의 후꾸오까 미술관 뉴스레터에 소개될 정도로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작품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작품이 공개된 초기부터 항의성 민원이 들어와 한 달에 1∼2건 정도가 꾸준히 접수됐다고 밝혔다. 공사 사이트 게시판에서도 “그림이 너무
시사뉴스 '괴짜 외설 사진작가'아라키 노부요시 국내 첫 전시회 삶과 죽음 극과 극의 조화 외설시비로 유명한 일본의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의 국내 첫 전시회가 내년 2월23일까지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아라키는 전시 때마다 여성 성기를 드러내거나 여체를 로프로 묶은 장면을 연출한 사진으로 이슈를 몰고 다녔다. 그의 사진은 포르노그라피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면 유명세를 덜 치뤘을 것이다. 아라키 사진의 진정한 철학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삶과 죽음의 경계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소설 서울, 이야기 도쿄’. 20년 동안 한국을 방문해서 찍은 사진들인 ‘서울스토리’와 에로스(사랑본능)와 타나토스(죽음본능)를 동시에 포착한 ‘에로토스’, 욕망을 찍어낸 듯한 ‘꽃’과 ‘음식’ 사진 등 1,500여 점이 전시된다. 생에 대한 강렬한 욕구 무덤 옆에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내팽겨쳐 있다. 묻힐 자리도 없는 듯 아무렇게나 버려져 메마른 바람에 국화만이 지켜본다. 외로운 죽음이다. 아라키 사진에 나타나는 이 같은 이미지는 도쿄 북동쪽의 홍등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아라키는 늙고 병
시사뉴스 공 연 두 여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본처 영순과 대를 이어주기 위해 들어온 후처 경자. 두 여자의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한을 이야기한다. 영순 역에는 연극배우 김지숙, 경자 역에는 탤런트 서갑숙이 맡았다. 94년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두 여자 이야기’를 연극화한 작품. 문화일보홀/ 12월1일∼8일/ 02)790-6247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창단 25주년을 맞이한 러시아 현대 발레단 보리스 에이프만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찾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러시안 햄릿’, ‘돈키호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대표작 세 편을 선보인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러시아 거장들의 음악이 돋보인다.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전주와 울산 순회. LG아트센터/ 12월3일∼8일/ 02)2005-0114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12월9일∼10일/ 063)270-7821 현대예술관 공연장/ 12월11일/ 052)235-2100 오데사 소년소녀 합창단 10세에서 18세까지 80여명의 청소년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오데사 합창단이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클래식, 세계민요, 종교음악, 크리스마스 캐롤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진행되고 우크라이나 전통악기
시사뉴스 포커스 / 아름다운 중년의 삶을 위해 중년 여성은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다. 여성을 철저히 ‘대상’으로 인식하는 풍토에서 성적 매력을 상실한 중년 여성은 ‘퇴물’ 취급받기 일쑤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중년의 삶은 풍요롭고 원숙한 아름다움이 있다. 최근 열풍인 갱년기 여성을 위한 책들은 중년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일깨운다. 쑤셔오는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책부터 생의 좌표를 알려주는 지침서, 의학적 안내서까지 다양하다. 여성 신체의 권위자인 크리스티안 노스럽의 ‘폐경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한문화 펴냄)는 갱년기 여성의 건강을 위한 종합백과사전이다. 두꺼운 분량이 부담이 된다면 한국 여성에게 꼭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해 엮은 ‘다시 태어나는 중년’(한문화 펴냄)을 선택하자. 어느날 문득 나이에 대한 허망함이 밀려올 때는 수잔 스왈츠의 ‘나는 주름살 수술 대신 터키로 여행간다’(나무생각 펴냄)가 좋다. 중년의 유쾌한 삶을 위해 실질적인 조언을 해 준다. 사회적 소외감을 느낀다면 나이에 대한 통념을 깨는 작업부터 시작하자. 뻔뻔스러운 주책바가지로 통용되는 아줌마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는 ‘제3의 성’ (현암사 펴냄)을 읽는다면 씩씩한 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