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서평 / ‘한국의 학교괴담’‘일본의 도시괴담’ 괴담, 현대인의 바로미터 도시전설의 민속학적 탐구, ‘한국의 학교괴담’‘일본의 도시괴담’ 김종대 지음 / 다른세상 펴냄 / 4,800원 | 쓰네미쯔토루 지음 / 다른세상 펴냄 / 4,800원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밤 12시가 되면 싸움을 한다. 학교 행사 때마다 비가 오는 것은 승천하려던 용을 수위가 죽였기 때문이다. 항상 2등을 하던 학생이 1등 경쟁자를 밀어 죽인다. 죽은 학생은 가해자를 찾아 교실을 뒤진다. 언젠가 들어본, 귀에 익은 이 이야기들은 괴담으로 불리며 학교를 중심으로 전승된 도시의 전설이다. 이야기의 진원지를 찾을 길 없이 폭넓게 퍼져나간다는 면에서 구전문학의 한 갈래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도시 정서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생생한 민속학의 자료다. 괴담에 대한 민속학적 탐구를 담은 김종대의 ‘한국의 학교괴담’과 쓰네미쯔 토루의 ‘일본의 도시괴담’은 도시를 떠도는 괴담에 대한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한국인과 일본인의 본질에 대한 보고서다. 대부분 일본에서 전승 ‘빨간 종이 파란 종이’ ‘택시에 탄 유령’ 등 일본의 괴담은 대체로 낯익은 내용들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시사뉴스 폭력에 대한 성찰 돋보이는, 김기덕을 넘어선 김기덕 영화 집단광기에 휩싸인 처절한 ‘한반도’ ‘해안선’ 군사분계선과 맞닿은 동해안의 초소. 간첩을 잡겠다는 각오에 찬 강상병은 어느 날 밤 군사경계지역 안에서 정사를 벌이던 영길과 미영을 목격한다. 어둠 속에서 남자의 등짝을 본 강상병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 총을 쏘아대고, 남자의 몸은 탄발과 수류탄에 찢겨 흩어진다. 죄책감에 미쳐 가는 강상병은 애인을 잃은 미영과 함께 부대를 맴돈다. 분단현실이 만들어낸 운명에 의해 고통받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연은 슬프기는 하지만 진부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전쟁영화 등을 통해 충분히 익숙해진 구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투적 스토리의 관건은 치밀한 심리묘사나, 현실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 ‘해안선’의 초반부는 도식적 뼈대에 살을 붙이는 노력이 너무도 소홀해 당혹스러울 정도다. 강상병은 지나치게 빨리, 쉽게 미치고 고통의 깊이는 구체적이지 않다. 온몸이 산산조각 난 영길의 죽음에 대한 강렬한 비주얼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다행스럽게도 영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의도된 연출이라는 사실을 쉽게 깨달을 수 있
시사뉴스 열정 달구고 집념 메질한 외길 인생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방짜유기장 이봉주 안산 시화공단 내 ‘납청유기’ 공방에는 이른 아침부터 망치질 소리가 유난하다. 벌겋게 달궈진 놋쇠를 두드려 징을 만드는 손이 바쁘다. 옆에 다가가도 망치질에 열중이라 알아채지 못한다. 일이 끝나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손님이 온 것을 알아본다. 작업에 심취한 일꾼의 모습. 이것이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첫인상이었다. 오기와 근성으로 오늘까지 방짜유기는 동과 주석을 16 대 4.5의 비율로 배합하여 만든 놋쇠를 말한다. 불에 녹인 쇳물을 틀에 부어 만드는 주물유기와 달리 불에 달군 놋쇠를 메질(망치질)해서 늘여가며 만든다. 현대적 장비를 도입하고 있으나 중요한 부분은 수작업을 유지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내 나이 77살이지만 그래도 직접 하는 게 맘 편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내가 해야지.” 30여kg씩 되는 무게를 집게로 번쩍 들어 망치를 내리치는 모습은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다. 근 60년간 이 일을 해온 이 선생은 유기제작으로 유명한 평북 정주 납청 지역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방짜 일을 배웠고 해방 후 월남하여 지금까지
2003년 드림투어 2승, 내년 KLPGA 진출 예비 새내기 스타 ‘박햇님’ 골프공이 클럽에 착착 감긴다. 박햇님(19·한양대)은 올해 KLPGA 2부격인 드림투어 5개 대회 가운데 2승을 거두며 세미프로 생활 단 1년만에 KLPGA 풀시드권을 확보했다. 이제는 이름 뒤에 당당히 ’프로’라는 명함을 달았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그녀는 내년 프로투어 신인왕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나아가 일본, 미국을 향한 꿈도 야물게 풀어놓는다. 잊혀지지 않을 2003년드림투어 2차전이 열린 8월13일 경기도 여주 한일C.C. 전날 1라운드에서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였던 박햇님이 이날 4.5번홀 연속 버디로 치고 나왔다. 그러나 6번홀 보기로 주춤. 심호흡을 한 그녀는 8.9번홀에 이어 14.15번홀에서 연속 ’버디쇼’를 선보이며 이날만 5언더파를 몰아쳐 2라운드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2위와는 2타 차이. 얼마나 꿈꿔왔던 우승이었는지 모른다. 골프를 시작한 지 6년. 고3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냈지만 지지리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왜 이렇게 성적이 안 나오는 걸까 답답한 마음에 골프선수로서의 자질을 의심한 적이 한두
고흥곤 선생은 "악기는 다른 공예품과는 달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초고의 소리가 나기 위해서는 만드는 이의 정성, 연주자의 정신이 합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야금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잡다한 사념들이 사라지고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다른다. 마치 자연과 합일되는 듯 고요한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고 가슴엔 평안이 찾아든다. 가야금만이 아니다. 거문고 해금 아쟁 등 전통 현악기는 이상하리 만치 듣는 이를 숙연하게 만든다. 경쾌한 음악을 연주할 때조차 그 음색에는 가슴에 응어리를 지닌 듯 애처로운 빛깔이 묻어나고, 그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고 다스린다. 악기를 만드는 이의 눈물과 땀, 영혼이 스며들어 있어 그러한 신비의 소리가 나는 건 아닐지…. 최초의 개량거문고 ‘다류금’ ‘띵 띠딩 띵’하는 가야금 소리가 들려왔다.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소리가 아닌 제 원래 음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50) 선생의 작업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마련된 이곳에서 고 선생은 가야금과 거문고, 양금 등에 둘러싸인 채 작업에 열중이었다. 정악가야금(1982), 21현 개량가야금(198
김하경 저/ 갈무리/ 8,000원 2003년 10월17일 부산 한진중공업노조 김주익 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월23일 대구 세원테크 이해남 노조지회장과 10월26일 서울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 광주지역 본부장도 차례로 죽음을 택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비정규직노동자가 모두 세상을 등졌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이후 노동자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노동자의 삶‘숭어의 꿈’은 1990년 ‘합포만의 7월’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 김하경이 10년동안 현장을 뛰어다니며 쓴 28편의 이야기들이다. 줄곧 ‘노동문학’만을 껴안고 작업해온 저자는 너무 비장하지도 않게 너무 슬프지도 않게 노동자의 삶을 풀어냈다. 조합활동을 도와준 동료를 고자질해 승급한 ‘배신자’를 용서하고 사랑으로 끌어안는가 하면, 동지애를 져버리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비겁자’들을 너그러이 이해하고 감싸안는다. 따뜻한 시선으로 노동자들의 일상과 투쟁을 그렸다.하지만 곳곳에 배어나는 서글픔은 어쩔 수 없다. 맞벌이 노동자가족이 중고차 한 대를 산 뒤 세금과 보험료, 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 과도한 잔업을 하다 결국 과로로 쓰러지는 ‘됐나?됐다
‘박정희 모가지를 따러’ 무장공비가 청와대 앞까지 침투하는 ‘김신조 사건’으로 충격 받은 정부는 보복조치로 북파부대를 창설했다. 1968년 4월에 만들어져 ‘684부대’로 불린 이 특수부대의 목적은 ‘김일성 모가지 따기’. 작전 성공시 정부로부터 새 삶을 보장받는다는 조건으로 사형수 무기수 등 사회 밑바닥 계층들이 포섭됐다. 이들은 혹독한 지옥훈련을 통해 인간병기로 길들여졌다. 하지만 그 사이 정세는 급격히 변해 남북이 화해의 시대를 맞는다. ‘684부대’가 불필요해진 정부는 이들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정부로부터 배반당했음을 알게 된 훈련병들은 10여분만에 실미도를 접수하고 인천으로 상륙.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향했다.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진압군과 교전 끝에 훈련병들은 전원 자폭이라는 최후를 선택했다. 실화, 딱 그 만큼의 감동여기까지가 ‘실미도 사건’의 알려진 내막이다. 픽션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드라마틱한 이 사건은 그 자체가 분단과 독재의 비극적 현대사를 상징한다. 인간이 나무젓가락 같은 소모품으로 이용되고, 소수 권력자의 손에 의해 국가 전체가 통제 조작되는 기형적 상황에 대한 분노와 슬픔은 굳이 해석하거나 설명하지 않아
무제 문서 바퀴 하나의 아찔한 매력 휘청휘청 웨이브에 푹∼빠진 ‘한국 외발자전거 동호회’ 사람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 기온이 뚝 떨어진 휴일 아침에도 스포츠를 즐기는 인파들의 열기가 가득하다. 인라이너 자전거 보드 등 가지각색 종목이 뒤섞인 이 광장에서도 눈에 띄는 무리가 있으니 바로 외발자전거 마니아들. 바퀴 하나 덩그런 자전거를 타고 휘청휘청 묘기 부리듯 광장을 질주하는 이들의 모습은 확실히 ‘튀는’ 구석이 있다. 너도나도 유행 좇기에 바쁜 세상에 ‘색다름’ 만으로도 외발자전거 마니아들은 자부심을 가질만하지 않을까. 세계적 레포츠, 한국은 아직 소수 마니아만 한국에서는 서커스쯤으로 오인돼 왔던 외발저전거는 사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외발자전거 동호회(http://www.unicycle.or.kr) 운영자 백종호(39) 씨는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영국 등은 마니아 인구가 상당하다”며, “각 나라별로 프리스타일(평지) 트라이얼(장애물) 뮤니(산악) 등의 대회가 자주 있으며 2년마다 공식국제대회(UNICON)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소수 마니아만 즐기는 생소한
무제 문서 공 연 죽도록 행복한 사나이 마술사의 삶을 통해 인생의 슬픔과 환희, 아픔과 기쁨을 짚어보는 연극. 연극에 마술의 묘미를 살려 실험적 장르를 제시하고, 관객이 무대 위에서 직접 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경택 연출, 오 용 주연. 12월24일∼1월4일/ 설치극장 정미소 문의: 02-762-0010 2번가의 포로 & 트루 웨스트 극단 ‘한양레퍼토리’가 구 동숭시네마텍 1관에 연극전용극장을 개관하면서 두 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실직한 가장의 상실감을 다룬 ‘2번가의 포로’,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형제 이야기 ‘트루 웨스트’. 최용민, 류태호 등 출연. 12월19일∼2월22일/ 한양레퍼토리씨어터 문의: 02-764-6460 버자이너 모놀로그 2001년 초연된 후 여성관객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배우 서주희에 의해 재탄생한다.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성에 대한 내면적인 부분들을 성찰해보는 모노드라마로, 6살 소녀에서부터 75세 노파에 이르기까지 9명의 여성이 왜곡된 테두리 안에서 경험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 표현했다. 일종의 ‘우먼다큐’. 12월24일∼1월1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문의: 0
무제 문서 휴식과 문화체험을 한방에! 경기도 양평 종합레저타운 '토마토 밸리' 서울에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경기도 양평은 가는 길만으로도 즐겁다. 남한강 푸른 강줄기를 끼고 달리다보면 가슴이 시원하게 열리고, 1980∼90년대 인기가수들이 운영하는 카페는 간판만으로도 잊혀진 노래와 추억을 되살아나게 한다. 유럽풍, 고딕풍의 건축물들은 또한 얼마나 재밌는 눈요기를 제공하는지…. 그래서 양평은 서울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자 연인들의 최고 데이트 장소다. 휴식과 여유, 기쁨을 주는 양평. 이곳에 최근 가족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이 새롭게 마련됐다.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방 ‘토마토 밸리’는 펜션, 카페, 도자기체험실, 미술전시장, 야외공연장, 수상스키장 등, 그야말로 레포츠와 문화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종합레저타운이다. ‘토마토’는 인근 경기도 광주 퇴촌면 특산물이면서, 토마토가 몸에 좋은 채소이듯 이 시설도 방문객의 몸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 이름 붙여졌다. ‘토마토 밸리’는 크게 펜션과 가든, 두 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3층으로 지어진 펜션은 5개의 가족용과 4개의 커플용 룸이 있는데 창이 강 쪽으
시사뉴스 대통령을 움직이는 이불 속 통치자 미국 대통령 부인들의 정치적 면모 파악한 ‘숨은 권력자, 퍼스트레이디’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들어서면서 국민들은 대선 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주자들의 공식적 일정뿐 아니라 사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어 후보 부인들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실정이다.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을 비롯해 곳곳의 방송에서 연일 후보 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영부인이 대통령의 비공식 제1참모이자 대선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그녀들과의 대담은 결혼생활, 자녀 교육, 내조법 등 다분히 사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녀들의 대외적 사회생활과 세계관 등에 대해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이러한 분위기에 반기를 들 듯이 케이티 마튼이 쓴 ‘숨은 권력자, 퍼스트레이디’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12명의 정치적 면모에 집중하여 가장 바람직한 영부인의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레이디 버드 등 따끔한 비판자 역할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직 수행과 국가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기도 하고 충실한 조언으로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치에 대한 간섭없이
시사뉴스 “동양적 색채로 승부건다” 대형 창작뮤지컬 '몽유도원도' 연출가 윤호진 씨 국악기 해금의 소리에는 한 많은 사람의 정취가 묻어난다. 굴곡 많은 인생을 산 노인의 한숨도 느껴지고 청상과부의 외로움도 느껴진다. 11월15일부터 12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몽유도원도’에서는 해금의 소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여인의 한으로 승화된다. 가장 동양적인 색채와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몽유도원도’의 연출가 윤호진 씨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보편적 사랑 이야기 “전체적인 느낌은 동양적이지만 내용은 보편적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가슴 아파할 이야기입니다.” 뮤지컬 ‘몽유도원도’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도미부인’ 설화에서 모티브를 딴 최인호의 동명소설을 극화하였다. 백제 개로왕(여경)이 도미의 아내 아랑을 사랑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엇갈리는 사랑과 변함없는 사랑이 주 내용이다. 도미와 아랑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왕에 대한 신하의 사랑, 소유하지 못한 짝사랑의 아픔도 그려질 예정이다. “원작에서는 사랑에 대한 무모한 집착을 보였던 여경이 고구려 군사들에게 참혹하게 살해되지만 극
시사뉴스 하늘 날고 싶은 꿈 좇아 80년 외길 전통연의 대가 노유상 노성규 부자 “몇 시간 걸려 올라야 하는 산도 연은 단숨에 넘어버리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나는 연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벅찰 수 없었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호 ‘한국민속연’ 보유자 노유상(98) 선생은 뒷산에서 연을 날리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웃는다. ‘자유롭게 떠다니는’ 연에 대한 열망은 평생 선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만들어준 연을 띄우며 자란 선생의 아들 노성규(48) 씨 또한 같은 꿈을 꾸게 됐다. 최근에는 성규 씨의 아들 노순(24) 씨마저 연을 만들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다. 연 날릴 공터도 마땅히 없는 도시에서 연에 대한 순수한 애정 하나로 가업 3대를 이어가는 이들 ‘연 가족’의 모습은 독특한 구석이 많다. 큰 돈이 되지 않는 가업을 대물림하며 지켜나가는 부분도 그렇고, 새로운 것을 좇는 시대에 잊혀지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는 점도 남다르다. 무엇보다도 어린 시절 꿈을 간직하고 평생 외길을 걸어온 뚝심은 오늘날에 찾기 힘든 모습이다. 정부 차원의 행사 주관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난 노유상 선생은 어려서부터 연 날리기를 즐겼다. “그때는 장난감이 없었지. 얼음지치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