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수남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입에 타격을 안겨주면서 올해 무역수지 1조 달러 달성에 적색불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369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487억8100만 달러 보다 24.3% 급감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수출액은 지난해 4월 전년 동월보다 2.1% 감소한 이후, 같은 해 11월 14.5% 떨어지는 등 감소 폭만 다를 뿐 매달 13개월째 약세를 지속했다.
수출이 줄면서 수입 역시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수입액은 15.9%(450만4700만 달러→378억6900만 달러) 줄었다.
다만, 수입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교역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본재는 오히려 증가했으며, 중간재와 소비재 수입은 전체 수입 감소 폭을 하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보다 74.6%(27억8800만 달러) 축소된 9억5천만 달러 적자를 보이면서 201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속한 98개월 흑자 행진도 깨지게 됐다.

산업부는 4월 수출이 코로나19 본격화에 따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입 수요 급감과 같은 이유로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유가 급락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의 65%를 담당하고 있는 10대 효자 품목의 수출이 지난달 크게 줄은 영향이 커 보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14.9% 감소한 71억7600만 달러 ▲일반기계(20%↓) 36억8600만 달러 ▲석유화학(33.6%↓) 25억7800만 달러 ▲자동차(36.3↓) 23억9100만 달러 ▲철강(24.1↓) 20억1천만 달러 ▲석유제품(56.8%↓) 16억8천만 달러 ▲플라스틱제품(29%↓) 11억3200만 달러 ▲선박(60.9%↓) 10억6800만 달러 ▲자동차부품(49.6%↓) 10억22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우리나라 수출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2003년 바이러스(사스)위기, 2009년 신종플루위기, 2015년 저유가위기 시에도 큰 폭으로 감소했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올해 무역수지 1조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규모 1조 달러를 기록해 2014년까지 이를 유지했지만 경제 정책이 사라진 박근혜 전 정부 시기인 2015년과 2016년 교역 1조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 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는 교역 1조 달러를 재달성했다.

산업부 수출입과 조익노 과장은 “4월 수출은 주요 시장의 수입수요 급감과 신흥국의 경기회복 지연,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크게 줄었다”며 “아울러 조업일수 감소와 지난해 4월 수출이 연중 최고인 기저효과 등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로 수출・수입 모두 급감해 수지적자가 발생한 2009년 1월보다는 수입 구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는 과거 불황형과는 달리 구조적으로 양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