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바나나는 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변비, 위장장애를 비롯 수면장애와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환경호르몬과 유해물질에 좋은 칼륨이 풍부하고 칼슘, 마그네슘이 듬뿍 함유돼 숙취 해소에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숙취 해소, 스트레스 낮춰
바나나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 중 하나다. 하나만 섭취해도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며 영양분이 풍부하지만 비교적 칼로리가 낮다. 바나나는 사과에 비해 탄수화물을 세 배 이상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질 역시 풍부해 먹은 양에 비해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탄수화물이 풍부한 이 같은 특징은 운동 후 섭취하기 좋은 식품으로 바나나가 권장되는 이유다. 운동을 하게되면 포도당으로 이뤄진 글리코겐을 소모하게 된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바나나 속 칼륨과 탄수화물이 운동으로 손상된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바나나가 스포츠 음료보다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바나나의 항염증 효과 등이 스포츠 음료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애팔래치안 주립대학교 연구팀이 운동 중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좋으며, 과일 중 칼륨 함유량이 가장 높아 체내 나트륨을 배출해 몸의 붓기를 빼는 데 효과적이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 촉진을 돕는 트립토판이 풍부해 다이어트 중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낮춰 건강하고 즐거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밖에 바나나는 환경호르몬과 유해물질에 좋은 칼륨이 풍부하고 풍부한 칼슘, 마그네슘은 알콜 분해를 도와 숙취 해소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시력보호에 좋은 비타민 A가 많다. 비타민 B1·B6,·C, 엽산 및 섬유질도 풍부하다. 혈압을 낮춰주는 칼륨도 포함돼 있다.
멜라토닌 트립토판, 수면의 질 개선
바나나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바나나에 풍부한 칼륨은 수면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멜라토닌으로 전환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도 풍부하다. 멜라토닌은 밤에 숙면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비타민 B6도 멜라토닌 합성을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이다. 식품영양학계는 바나나를 통해 섭취한 트립토판이 뇌에 도달하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바나나를 먹고 수면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한 두시간 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도네시아 세벨라스 마렛 대학 연구팀이 60세 이상 노인 62명을 바나나 미섭취의 대조 그룹과 하루 바나나 130g 섭취 그룹, 하루 바나나 260g 섭취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눈 뒤 14일간 수면 장애 상태를 추적 관찰한 결과 바나나에 풍부한 멜라토닌과 트립토판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바나나를 많이 먹은 그룹일수록 수면 장애 개선에 효과적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식곤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낀다면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달걀, 생선, 닭고기, 치즈, 견과류를 비롯해 바나나 섭취를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 바나나 3개를 먹으면 뇌졸증 발병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바나나에 들어 있는 칼륨 성분이 뇌 주변의 혈액응고 현상을 21%나 막아주기 때문이다.
영국 워윅대학교와 이탈리아 나폴리대학교에 의해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칼륨 성분이 풍부한 시금치, 견과류, 우유, 생선과 렌즈콩도 뇌졸중을 막아준다. 바나나 1개에는 500㎎ 상당의 칼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성인의 하루 칼륨 섭취 권장량은 3500㎎인데 1600㎎만 섭취해도 뇌졸증이 일어날 확률을 20% 이상 줄어든다.
체내에 칼륨이 부족하면 심장박동이 불안정해지거나 설사, 메스꺼움을 동반한 신경불안정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칼륨을 권장량만큼 충분히 섭취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면 연간 100만 건 이상의 뇌졸증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뇌졸증의 발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칼륨은 혈압을 내려주기 때문에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된 바나나를 매일 섭취하면 뇌졸증 확률이 줄어든다.
뇌졸증은 혈액이 응고되거나 뇌로 이동하는 혈관을 막아 일어나는 질환으로 국내 사망원인 4위에 이르며 사망을 막아도 심각한 장애의 위험과 재발률이 높다.
당뇨에는 녹색 바나나가 좋아
바나나는 익으면서 갈색 반점이 생기는 과정에서 항산화 물질이 생성된다. 따라서 잘 익은 바나나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바나나가 완숙하는 과정에서 녹말이 당으로 변하기 때문에 당뇨나 암, 비만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덜 익은 바나나가 더 좋다. 녹색 바나나는 저항성 전분이 풍부해 혈당을 안정화시킨다.
바나나는 원래의 형태로 섭취하는게 좋지만 섭취가 어려운 경우 갈아서 섭취해도 무방하다. 다만, 흔히 다른 과일과 섞어 스무디로 만들어서 즐기기도 하는데 이는 바나나의 좋은 효과를 저하시키는 나쁜 선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나나를 다른 과일 스무디에 섞어 넣을 경우, 항산화 성분인 플라바놀이 훨씬 적게 흡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플라바놀은 심장 건강과 기억력과 같은 인지 건강에 좋은 생리활성 화합물로 사과 배 블루베리 블랙베리 포도 코코아 등에 들어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에서 플라바놀은 폴리페놀산화효소(PPO)와 만날 경우 체내 흡수가 방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페놀산화효소가 많은 식품은 바나나, 비트잎 등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남성으로 구성된 참가자 그룹 중, 한 그룹에 바나나가 들어간 스무디를, 다른 그룹에는 베리류를 섞어 만든 스무디를 마시도록 했다. 이어 이들에게 플라바놀 캡슐을 섭취하게 하고 혈액과 소변 검체를 분석해 체내 플라바놀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바나나 스무디를 마신 그룹의 체내 플라바놀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84%나 낮게 나타났다.
하비에르 오타비아니 연구원은 “플라바놀을 섭취하려는 사람들은 플라바놀이 풍부한 과일을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등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낮은 과일과 함께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한편 지난해 미국영양식이요법학회는 심장대사 건강을 위해 플라바놀을 매일 400~600mg 섭취할 것을 권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