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장용석 기자]대구지방경찰청은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58)의 재정담당 전무직을 맡았던 전직 경찰관 임모(48)씨를 사기방조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수조원의 사기행각을 벌인 조씨의 업체에서 재정담당(전무)을 맡으며, 이들의 사기 행각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임씨는 2007년 8월 대구경찰청 수사2계에 근무하던 중 제과점 개업을 위해 강태용(54)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와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2007년 6월 대구지방경찰청 수사 2계에 근무하던 당시 뇌물 800만원을 받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직에서 파면된 뒤 정 전 경사의 소개로 2007년 5월부터 조씨의 다단계 업체에서 일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조씨의 다단계업체에 도시락을 공급한 업자로 알려졌지만 전무 직함을 같고, 임원급 급여(월500만원)를 받으면서 경찰에 고소·고발이 들어가면 수사 진행 사항을 파악해 조씨 일당에게 보고하는 등 경찰 창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희팔 조직의 재정담당 상무로 사기 범행을 주도한 배상혁을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임씨의 범행이 밝혀졌다”며 “임씨를 상대로 조희팔의 자금 세탁 및 은닉 자금, 관련 경찰이 더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씨는 2008년 10월23일 뇌물수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고, 2008년 8월 당시 강태용으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로 받은 6억600만원을 은닉하고 세탁한 혐의가 밝혀져 2013년 9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추가로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