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필호 기자]올해로 11번째로 열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5'에서는 여러 가지 진풍경이 펼쳐졌다.
◆“서병수·신의진! 왜 네가 여기에 있어!”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에서 주인공 장하림은 일제 강점기 악질 순사 스즈키를 해방 후 경찰서 고문실에서 만난다. 장하림이 스즈키에게 고문을 당하면서 외친 "스즈키! 네가 왜 여기 있어. 조선은 해방됐단 말이다"는 명대사 중의 명대사. 게임 팬들에게 장하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셧다운 시간 확대 등 게임규제법안을 공동 발의했던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지난해 부산시장 선거에 당선되면서 지스타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게 됐다. 선거 과정에서 게임 산업 육성을 다짐하기도 했지만 지스타 행사장에서 만난 게임인들은 서 시장에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게임을 마약·도박·알코올과 같은 중독물질로 규정한 이른바 '게임 중독법'을 대표 발의했던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지스타 부대행사인 '국제 게임 컨퍼런스 2015'에서 축사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게임인들은 다시 술렁거렸다. 신 의원은 축사에서 게임산업을 탄압하려했던 것이 아니었다며 거시적인 시각에서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고.
◆'청순'부터 '요염'까지 홍보 전략도 '다양
지스타 참가 업체들은 관람객 이목을 끌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펼쳤다. 그중 하나가 부스 모델.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노출 수위도 높아져 과거 수차례 선정적이라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올해 대회는 과도한 노출은 없었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업체들은 레이싱걸(니드포스피드 엣지), 여군(스페셜포스2), 게임 캐릭터(수신학원 아르피엘 모델)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여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벤츠녀' 안유정과 인기 레이싱걸 허윤미는 청순과 요염이라는 상반되는 콘셉트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고.
◆대기만 3시간' 가상현실(VR)에 대한 기대감
올해 지스타는 모바일 게임이 PC온라인 게임보다 강세를 보였다. 모바일만큼 주목을 받은 테마는 '가상현실(VR)'.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크(SCEK)와 엔비디아, 넥슨 등이 VR 콘텐츠를 선보여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용 VR 기기를 선보인 SCEK 부스는 VR을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람객들의 발길이 너무 몰리다보니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대기줄을 한때 폐쇄하기도 했다. VR 체험을 담당한 SCEK 진행요원은 "첫날에는 3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체험한 이용자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돌고 또 돌고' 택시 바가지 '기승'
지스타 조직위가 행사장인 벡스코와 부산역, 해운대 등을 오가는 셔틀을 운행했지만 공급이 부족한 탓에 상당수 참석자는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택시를 탈 때마다 제각각인 택시요금에 참석자들은 분통을 터뜨려야만 했다. 한 참석자는 "외지인이라서 그런지 택시기사들이 지름길을 놔두고도 매번 도는 길, 막히는 길만 골라가더라. 정상 요금보다 20~30% 정도는 항상 더 나왔다. 어이가 없어서 한번은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켜고 주행로를 비교해보기도 했다"고 말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