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음악과 광대들의 사랑스러운 몸짓,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한바탕 벌이는 눈싸움, 그리고 관객석을 덮는 거미줄과 눈보라.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가 2001, 2003, 2004년에 이어 네 번째로 관객들을 만난다. 마임과 연극적 구성이 결합된 새로운 광대예술 형태에 기반을 두고 조명, 음악, 의상, 각종 장치 등 모든 무대 요소를 정교하고 스펙타클하게 연출한다. 또한 인간의 복합적인 정서와 철학적인 질문들을 작품 속에 녹여냄으로써 연극적 예술성까지 획득하고 있다. 토론토 공연 당시 한 주간지(Variety)는 리뷰에서 ‘스노우쇼는 베케트의 쓸쓸함, 채플린의 애잔함, 스타니슬라브스키의 극적 전통, 그리고 톨스토이의 철학을 모두 함축한 20세기 최고의 희극이다’고 격찬한 바 있다. 8월15~27일/ LG아트센터/ 02-2005-0114 보이첵-마리를 죽인 남자 극단 거울의 앙콜작. 한 법정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아내이자 동거녀인 마리를 살해한 보이첵의 정신 감정을 맡게 된다. 의사는 보이첵이 저지른 사건의 직접적 동기가 되고있는 환청과 정신착란증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하여 차트에 서술된 대로 보이첵이 만났던 사람들과 그 주변상황을
여름은 재즈의 계절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계절이 여름인데, 이것은 한여름밤과 재즈의 낭만적인 앙상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올해도 여름밤의 열기 속에 재즈의 매력에 푹 빠질 기회들이 풍요롭게 마련돼 있다. 장마가 끝나고 여름이 절정에 오르는 7월 말부터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도심에서 펼쳐지는 재즈 페스티벌한국에서 재즈의 역사가 짧은 만큼 재즈 페스티벌이 시작 된지 그리 길지 않다. 이렇다 할 재즈 페스티벌이 없는 상태에서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는 가평군 휴양지에서 개최되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그 맹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여기에 비해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 재즈 페스티벌이나 일본의 도쿄 재즈 페스티벌 등은 수도권 시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도심의 재즈축제로서 크게 각광 받고 있다. 이 같은 점에 착안해 기획한 것이 ‘써머 재즈 쎄너테리움(Summer Jazz Sanitarium 2006)’. 8월11~15일 서울 신촌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으로 이어지는 재즈 축제다. 이 축제는 특히 재즈 아티스트 로라피지의 방한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버지는 일제말기 소 판 돈을 가지고 집을 떠나 만주 친구를 만나러 가출 한다. 해방 후 어머니를 속여 사기결혼을 해서 나(경숙이)를 낳는다. 억척스런 어머니 때문에 잠시 행복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전쟁이 터지자 나와 어머니를 버리고 혼자 남으로 피난길을 떠난다. 그러다 낙동강 근처에서 인민군의 포로가 되고 포로 신세를 면하려고 인민군에 자원입대를 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거제도 수용소에서 석방된 아버지는 거렁뱅이 신세로 집에 다시 돌아온다. 돌아온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는 어머니. 아버지는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어머니에게 아들을 못 난다고 구박을 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아버지는 젊은 여자를 만나 집을 떠나 새 살림을 꾸린다. 박근형 작 연출, 황영희, 김상규, 이승준, 김영필, 고수희, 김덕현, 주인영, 안성일, 권방현 등이 출연한다. 7월23일까지/ 게릴라 소극장/ 02-763-1268 [연극, 뮤지컬]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 공연예술축제로 올해 14회를 맞는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서울어린이연극상 수상작인 국내초청작품 4편과 안데르센, 모리스 센닥 등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재개발 열기와 강남 불패, 부동산 정책과 부녀회의 담합 등 각종 매체를 연일 달구는 뉴스를 보다보면 한국에서 부동산은 더 이상 삶의 터전이 아닌, 부의 축적 수단이라는 의미만을 지녔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천박한 자본주의의 매커니즘에 대해 미술가 이민주는 오래간 천착해 왔다. 신자본주의에 의해 철저히 재편되는 미국 디트로이트와 보스톤 지역의 도심 개발에서부터 한국의 재개발 지역 창천동과 내수동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담긴 자본주의의 쓰레기더미를 생생하게 표현해 낸다. 버려진 공간 다큐멘트적 회화로 표현 7월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고 있는 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 갤러리에서 열린 4기 입주 작가 이문주(35)의 개인전 ‘재개발 지역 II’은 한국 사회의 씁쓸한 본질은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문주는 도시의 재개발 지역이나 도시 산업발전의 단계에서 버려진 공간을 다큐멘트적 회화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2005 금호 영아티스트’및 ‘대안공간 풀 2005 새로운 작가’로 선정되는 등 최근 독특한 회화방식과 도시환경의 패러다임에 대한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꾸
PiFan은 특별전이 특히 강하다. 이것은, 1997년에 닻을 올린 이후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이루어진 평가다. 그 동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호금전 특별전’, ‘미이케 다카시 회고전’, ‘가이 매딘 특별전’, ‘뉴질랜드 특별전’ 등을 통해 열정적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는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10회를 맞는 부천영화제 이번 프로그램 역시, 역대 최강의 특별전으로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정치적 검열로 훼손된 한국영화 원본을 보다PiFan의 전통적 미학을 계승하는 특별전으로 ‘컬트의 왕 이시이 테루오 특별전’과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 등이 마련된다. 그리고 색다른 코미디로써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재평가되고 있는 ‘자크 타티 모던 코미디’, 독일 표현주의의 대가 프리츠 랑의 30주기를 기념하는 ‘라이브 음악으로 부활하는 프리츠 랑’이 특별전으로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은 한국영화의 화제작을 원본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평범한 한 가족의 사투를 그린 ‘괴물’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찬사, 최고가 해외 수출 성과 등의 눈에 보이는 실적이 있기 전부터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본격 괴물영화라는 충무로에 보기 드문 기획에다 송강호 박해일 등의 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살인의 추억’ 이후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면에서 이 영화의 기대치는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일 조선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가졌던 ‘괴물’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봉 감독에게 ‘괴물’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었다. 괴물이 칸 영화제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고, 해외 수출도 많이 했다. 일단 칸 영화제에서 사실은 미완성 버전을 틀었다. 돌아와서 지금도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미완성 버전이었는데 불구하고 반응이 좋아서 천만 다행이었다. 사실 진정한 월드프리미어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미완인데도 칸에 갔던 이유는 거기에 세계 최대의 시장이 있고 영화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다. 덕분에 많은 외화벌이도 하게 됐다. 사실 한국 사람들끼리 봐야만 알 수 있는 한국적인 유머 등을 칸에 참석한 외
태고의 신비로움을 머금은 백두산 천지의 깊은 청색과 물결무늬를 아로새긴 호반의 부석백사장, 하얀 여백으로 기억되는 남강의 겨울, 화사한 봄꽃에 파묻힌 고구려 평양성의 대동문… 이 같은 평양의 풍경을 담은 그림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북한미술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호암아트홀 로비의 ‘갤러리北’이 개관을 기념해 첫 번째 전시로 북한 미술의 정점에 서 있는 세 명의 작가 작품을 전시한다. 만수대창작사 작품들 지속적 소개14일 문을 연 ‘갤러리北’은 북한 미술 상설전시장이다. 아직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무대에서 발돋움하고 있는 북한 미술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공간인 것. 미술관 관계자는 “6·15 남북공동회담 6주년을 기념하고 지속적인 남북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개관했다”며, “국내에 좀처럼 소개되지 않은 북한 미술의 다양한 작품들과 그 아름다움의 세계를 대중에게 상시 공개해 예술 속에 일맥상통하는 남과 북 공통의 예술정신과 아름다움을 선보일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전시 작품들은 20여년간 북한을 왕래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빨강머리 앤’, ‘엄마 찾아 삼만리’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한국에 왔다. 이번 방한은 8일부터 CJ CGV에서 열리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에 맞춰 이뤄졌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일군 장본인이자, 40년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계는 물론, 세계 애니메이션을 이끌어온 거장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화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환타지의 세계로 관객들에게 어필한다면,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연출로 현대인들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게 자신의 작품세계와 세계 애니메이션의 경향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헐리웃 메이저를 중심으로 3D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요즘은 3차원적 표현이 일반화되고 2차원적인 표현이 많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3차원적인 표현과 2차원적인 표현 중 어떤 것이 더 우수하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선으로 표현한 그림은 보고는 그 뒤에 있
대중문화는 한동안 여성 판타지가 지배했다. 다니엘 헤니와 현빈이라는 ‘왕자’들이 삼순이라는 막무가내 여자를 사랑했고, 영화 ‘왕의 남자’는 다분히 여성 취향적인 ‘예쁜 남자’ 신드롬을 다시 한번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 바닥’은 돌고 도는 법. 말랑말랑한 드라마에 질릴 때쯤, 땀 냄새 물씬 나는 선 굵은 남성들의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삼국시대 건국신화 안방극장 줄이어5월15일 첫방송 한 MBC 사극 ‘주몽’은 오랜만에 등장한 본격 남성 드라마다. 고구려 시조인 주몽의 일대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강한 남성성과 웅장한 스케일로 남성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시청률 또한 첫 회 방송에서 14.9%(AGB닐슨자료)로 월화 드라마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남성 시청률은 타 방송사 드라마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수치다. 건국 신화가 항상 그렇듯 주몽은 억압과 폭정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남성적 이데올로기에 부합되는 영웅인 것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해모수. 금와, 양정 등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된 것 또한 남성
한국만화사의 거목이자 성인만화의 개척자인 고우영(1939-2005) 선생이 타계한지 1주년이 됐다. ‘임꺽정’ ‘삼국지’ ‘수호지’ 등 선생의 걸작들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팬들의 그리움을 달래줄만한 전시가 마련됐다. 한국일보갤러리를 지나 현재 한국만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8월27일까지 열리는 ‘고우영 추모’전에는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다.빛나는 재능만큼 자유로웠던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주요작품 원화 및 자필 원고, 주요 만화단행본 등 관련 자료들이 소개되며 생전 어록 영상물과 만화 및 연결사진으로 표현한 ‘고우영 인생이야기’, 작업책상을 비롯한 만화도구와 각종 소풍 등이 전시된 작업실도 재현됐다. 또한 고우영 만화 따라 그리기의 체험행사도 함께 준비돼 고인을 추억하는 즐거움을 안겨줬다. 부천만호정보센터 이두호 이사장은 “빛나는 재능만큼이나 자유로웠던 그의 만화는 우리 만화의 세계를 한층 넓혀놓았다”며, “여전히 그리운 사람, 고우영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개최 소감을 밝
아시아 문화동반 인식이 깊어지는 시점에 국립극장이 아시아 전통음악의 진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10, 11일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펼쳐지는 공연 ‘아시아, 우리들의 향기!(Scent of Asia)’가 그것. 공연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음악의 세계를 살펴보았다. 국악과의 협연이번 공연에서 한국관객과 만나는 나라는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몽골 총 5개국. 순박하고, 정겨운 말레이시아의 세루나이, 섬세하고 맑은 음색을 가진 미얀마의 사운, 열정적인 필리핀의 반둘리야와 옥타비나, 따뜻하고 여성스러우며 사랑스러운 베트남의 단보, 단티바, 단쳉, 단타블로, 평원을 달리는 듯 넓고 깊은 음역을 지닌 몽골의 마두금, 여칭,샹즈 등 낯선 악기들이 자아내는 이국의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최성신 연출가는 “기존에 아시아의 음악들이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음악인들이 직접 내한한 적은 거의 드물다”며, “이번 공연은 특히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의 음악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도 몽골 등 아시아 음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져 가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이
5월4일부터 10일까지 7일간 개최되는 제 3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전 상영 프로그램을 담당한 강윤주, 박진형, 모은영 프로그래머가 엄선한 9편의 추천작을 공개한다. 개성 넘치고 재미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가득한 제 3 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봐야할 지 모르겠다면 세명의 프로그래머가 고르고 고른 엑기스와 같은 9편에 주목하자. 보석과도 같은 명작박진형, 강윤주 프로그래머는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영되는 ‘널리보는 세상’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대도시의 삶을 다룬 세 편의 다큐멘터리 ‘메이드 인 차이나’, ‘상하이 상하이’, ‘차이나 블루’를 비롯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미이케 다카시의 ‘요괴대전쟁’과 2005년 도쿄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기치타로 네기시의 ‘눈에 바라는 것’, ‘어머니의 육체’, ‘에코형사와 바이러스’, ‘밤의 목소리’, ‘아야 아야’를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또한 모은영 프로
최근 작품성을 겸비한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 수백 개 스크린에서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영화 틈새에서 작은 영화들의 소리 없는 흥행은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이다. 대형 영화처럼 홍보비를 쏟아 부을 수 없지만 작품성만큼은 자신만만한 이들의 흥행 전략은 소수를 노리는 것. 문화 컨텐츠와 공동 프로모션지난 1월26일 5개관에서 개봉한 영화 ‘메종 드 히미코’가 전국 7개 스크린으로 관을 늘이며 9만 관객을 동원한 성과는 ‘작은 영화’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 대중적 인지도나 영화의 규모에 비해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8일 개봉한 ‘브로큰 플라워’는 2개월 동안 2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2월14일 개봉한 ‘박치기!’는 관객 점유율 80~90%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시티즌 독’ 등도 높은 점유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은 영화의 실속 흥행 중심에는 영화팬을 겨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