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씨앗을 곡식으로 만들어내는 창조적 행위다. 농업의 과정과 결과는 아름답다. 농업인은 곧 예술인이다” 이것이 바로 테마공원 ‘율봄예원(율봄농업예술원)’의 철학이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마리 삼거리 산자락을 끼고 자리한 ‘율봄예원’은 농업과 예술이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농원이다. 1만평 정도로 규모도 크지 않고, 그 흔한 음식점도 카페도 없다. 시골 외할머니집 같은 정겨움, 자연과 인공 사이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율봄예원’의 매력이다. 관람과 휴식, 학습 개념 어우러져 여름에 꽃이 피는 어리연. 여러해살이 수초로 식용, 약용에 쓰인다. 농업 예술가 최후범-허금순 씨 부부가 직접 설계하고 구상해서 만든 이 예원은 전체 구조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개인이 제작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형미가 탁월하다. 허씨가 야생화를 가꾸고 최씨가 주로 가공한다. 허씨는 “남편이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최씨의 미학은 자연에서 나온다. “버려진 것, 생활 속의 것들을 모아서 만든다. 일상 자체가 아름다움이다.”자연친화적인 가공으로 은은한 분위기지만 알록달록한 야생화에 울창한 수목은 화려하다. 약 700여종의 식물이 있는데 주인은 식물 하나 하나의 특징을
[뮤지컬] 청년 장준하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재야운동가인 장준하 선생의 청년기를 담은 대서사시. 장준하와 33인의 젊은이들이 중국 중동부 지역에 주둔해 있던 일본군부대를 탈출하여 독립군이 되기 위해 중경으로 가는 6,000리 대장정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제작진은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며 꿈과 신념을 이루고자 했던 젊은이들의 감성로드뮤지컬”이라며 역사극의 고정관념을 벗어던진 젊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결합한 음악이 매력 포인트. 조승룡, 임유진 등이 출연한다. 8월18~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722-1467 [무용] 깨어나 춤추다새로운 동작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주목받아온 젊은 안무자 ‘정신혜무용단’이 부산광역시와 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올리는 첫 번째 레퍼토리 공연. 이미 신인안무가경연대회, 한국안무가경연대회, 바뇰레국제안무가페스티벌 등에서 수상과 호평을 받았던 ‘빠롤’ ‘고래무덤’ ‘푸른장미’를 다시 매만지고 다듬어 한 공간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조주현의 대본 연출, 임대호의 음악, 이대업의 무대미술, 민천홍의 의상이 잘 어우러진 것으로 유명하다. 8월2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263-4680 [사진] 단절의 계보일본군 위
공 연 [연극] 청춘예찬1980년부터 지금까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15개 작품을 극단 동숭아트센터와 문화창작집단 수다가 함께 진행하는 연극 프로젝트 연극열전의 12번째 작품. 고등학교 2학년이며 22살 청년인 주인공은 하루 종일 누워 TV만 보면서 이혼한 아내에게 용돈 타는 아버지와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눈이 먼 재가한 안마사 어머니가 있다. 청년은 어느 날 친구를 따라 다방에 놀러갔다가 친구의 사촌누나 간질을 만나게 된다. 청년은 같이 살자는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방 한 칸에 세 사람이 함께 사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박근형 연출가의 출세작으로 김영민, 고수희, 엄효섭, 천정하 등이 출연한다. 10월2일~11월13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문의: 02-762-0010 [뮤지컬]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교육적 연극을 목표로 기획돼 1년여에 걸친 준비작업 끝에 선보이는 가족경제뮤지컬. 독일의 작가 보도셰퍼가 쓴 자전적 성공담이자 베스트셀러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키라의 부자되기 프로젝트를 흥미진진하게 따라가다 보면 실질적 경제학을 자연히 체득하도록 만들어졌다. 돈의 소중함, 절약과 저축의 힘, 꿈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삶의
병석과 재경은 오랜 연인 사이다. 영화감독이 꿈이지만 당장은 결혼식 비디오 촬영과 갈비집에서 불 지피는 아르바이트 밖에 할 수 없는 처지인 병석은 설상가상으로 형이 진 빚까지 떠안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대로 된 직장을 다녀본 적 없는 재경은 간신히 나가게 된 사무실에서 너무 우울해 보인다며 하루 만에 해고당하고 조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시작한 인터넷 홈쇼핑에서 사기를 당해 되레 큰 빚을 지고 만다. 병석은 그런 그녀를 나무라지만 빚을 해결하려고 결국 그의 꿈을 이뤄줄 카메라를 팔고, 한편 재경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카드깡을 하게 된다.기존 상업 청춘영화들과 선긋기이른바 ‘청춘영화’는 항상 그 시대를 대변하는 감수성을 담아왔다. 1970년대의 ‘바보들의 행진’, 1980년대의 ‘고래사냥’처럼 1997년 ‘비트’는 당대 청춘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강한 비트의 음악과 스피디한 영상의 현란함을 청춘영화의 주요 포맷으로 정착시킨 ‘비트’류의 영화를 뒤이은 것은 2001년의 ‘엽기적인 그녀’의 기상천외한 가벼움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인터넷 세대의 변화무쌍한 감수성에 기인한 청춘영화들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뮤직 비디오 같은 화면에 담아 선사해왔다
영원한 국민가수 그룹 ‘코리아나’의 리더싱어 홍화자 씨가 ‘코리아나 홍’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출시했다. 이번 앨범은 홍씨가 1962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내는 솔로 앨범으로 ‘아들아’ ‘비슬산’ 등의 신곡과 ‘손에 손 잡고’ ‘빅토리’ 등 히트곡을 수록했다. 신곡에서 ‘손에 손 잡고’까지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아들아’는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숭고한 모성의 메시지다. ‘아들아’와 함께 ‘Mother’이라는 곡이 실려 앨범 구성이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는 편지를 연상케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겐 옥처럼 귀한 아들아 나를 태워서 불 밝혀진다면 너의 앞길을 비춰줄 텐데’(아들아)라고 엄마가 마음을 전하면 ‘잊을 수 없어요 아무 말 없이 눈물 흘리던 당신의 모습 제게 준 사랑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면서 살으렵니다’(Mother)고 아들이 화답하는 식이다. ‘아들아’는 홍씨의 아들 김석원 씨가 작곡했다. 김씨는 또한 이번 앨범 전곡의 편곡을 맡기도 해 앨범 안팎으로 모자지간의 정이 돋보인다. ‘비슬산’은 고향과 어린시절에 대한 애틋한 회고의 노래로 홍씨가 직접 가사를 썼다. 홍씨는 “경북 달성군에 있는 고향의 비슬산을 추억하며 고향 분들께
[연극] 라이어페스티발 - 라이어 3탄기상천외한 상황이 주는 웃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긴장과 스릴로 공연 횟수 1,700회 이상 30만 이상의 관객을 돌파한 스테디셀러. 3탄은 라이어와 다른 한국의 한 소시민이 돈 때문에 겪는 하룻밤의 꿈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흉가에 볕들어라’의 작가 이해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7월3일∼5월31일/ 행복한 극장/ 02-747-2050 [뮤지컬] Dalgona‘난타’를 제작한 PMC프러덕션, 연극 ‘남자충동’으로 유명한 조광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작가 오은희, ‘카르멘’의 음악감독 구소영이 뭉쳐 만든 창작 뮤지컬. 첫사랑과 추억을 소재로 70년대 일상을 소리로 되살렸다. ‘시카고’의 이계창 ‘아가씨와 건달들’의 임선애 ‘더 플레이’의 유보영 등이 출연한다. 7월11일∼8월8일/ 아룽구지/ 02-739-8288 [대중음악] 플라워 ‘2004 라이브 투어 인 부산’총 5개의 앨범을 발표하고, ‘Endless’ ‘눈물’ 등의 히트곡으로 가요계에 자리잡은 3인조 라이브밴드 ‘플라워’가 새 앨범 ‘신생아’ 발매에 맞춰 전국 투어콘서트를 갖는다. 그 첫 도시는 부산. 새로 솔로로 변신한 고유진을 다시 볼 수 있는
‘바람에 찰랑이는 단발머리, 짤록한 개량 한복 아래로 보이는 실크 스타킹에 감싸인 종아리와 굽 높은 하이힐. 당당히 고개를 들고 도시를 누빈 신여성’. 20세기 전반 조선 사회에 당혹감과 충격을 안겨주었던 신여성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떤 과정을 겪으며, 어떻게 좌절했는가. 이 책은 20세기 전반 식민지 조선 사회에 나타난 신여성과 이를 둘러싼 담론 및 사회현상을 근대성에 입각해 분석함으로써 조선이 독자적인 근대를 어떻게 형상해나갔는지, 그리고 오늘날 양성 갈등의 원형적 문제가 무엇인지 열쇠를 제공한다.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사이에서 분열 김경일 지음/ 푸른역사 펴냄/ 16,500원 식민지 시기의 근대성은 전통과 근대, 한국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 또는 자아정체성과 타자의식의 밀접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됐다. 이 같은 근대성의 형성 과정에서 신여성만큼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존재도 없다. 신여성의 사회적 의미가 지속적 변모의 과정을 겪은 것도 근대의 개념 변천과 연관이 깊다. 1880년부터 1910년까지 개화주의자들에 의해 최초로 여성의 권리와 평등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고, 1920년대를 거치면서 1930년대 중반까지 신여성에 대한 동경과 호응이 뜨거웠으나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온주인들이 사업을 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한 온주의 지리적 환경이 이들에게 개방과 모험의 정신을 갖게 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괴로움을 잘 견딘다는 사실이다.”(전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 중국 민간경영 활성화의 주인공 쟈구어씨, 장쥔링 지음 / 더난출판 펴냄/ 20,000원 최근 중국은 놀라운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 변화마저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성공신화의 중심에는 실용주의 노선을 펼쳤던 덩샤오핑과 온주상인이라는 두 축이 있다. 온주상인은 절강성 남부에 있는 온주 지역 출신의 사람들로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해 근 20년 동안 그 두각을 나타낸 상인들이다. 이들은 개혁개방 정책을 거론하는 북한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전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했다. 과연 온주상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온주상인은 소위 ‘개체경제’라고 불리는 소규모 생산업체로 중국의 민간경영을 활성화시킨 주인공들이다. 과감한 해외진출과 근면하고 세심한 농업경영, 뛰어난 손재주를 이용한 수공업은 물론, 상업에 있어서도 특유의 장사수완을 발휘해 자신들의 영역을
작 년에서 올 초까지만 해도 사극이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MBC ‘대장금’ ‘다모’ 영화 ‘스캔들’ ‘황산벌’ 등 다양한 사극들이 쏟아졌고 대부분 시청자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사극 천하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 SBS ‘왕의 여자’가 실패하고, 블록버스터로 화려하게 테이프를 끊은 SBS ‘장길산’과 KBS ‘불멸의 이순신’ 또한 의외로 참담한 흥행 결과를 낳으면서 사극 붐은 신데렐라 신드롬과 코믹한 이혼녀의 성공기 틈바구니에서 사그라드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꺼져가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대형 사극 두 편이 안방 점령을 꿈꾸며 경기에 돌입했고, 충무로에도 독특한 사극물들이 제작중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사극 천하는 다시 올 것인가? 바다를 장악한 민족 영웅의 일대기 ‘해신’사극 열풍의 중심에는 대하드라마 KBS ‘해신’과 SBS ‘토지’가 있다. 각각 지난 달 24일과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두 작품은 모두 50부작으로 무려 150억원 이상의 거액이 들어간 대작이다. ‘해신’은 민족적 영웅담이자 파란만장한 인물의 삶을 다룬 전기다. 장보고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최인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했다. 장보고는 당나라와 일본, 더 나아가 아라
1964년 아일랜드의 시골마을. 네 명의 여성이 교회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잔혹한 막달레나 수녀원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그들은 자신의 죄를 참회할 것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그들의 죄라는 것은 미혼모거나 너무 예쁘거나 못생겼다는 것, 너무 똑똑하거나 멍청하다는 것, 순결을 잃어버린 강간의 희생자라는 어불성설의 것들이다. 수녀원은 그녀들에게 죄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비인간적이며 부당한 노동과 참회를 요구한다. 소녀들은 재치를 발휘해 위협으로부터 잠시 벗어나지만 노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분노와 절망 속에서 그들은 마침내 탈출을 꿈꾼다.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여성판이라 불릴만한 ‘막달레나 시스터즈’는 1960년대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막달레나 수녀원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억압과 착취에 대해 감독은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 그것을 판단하고 단죄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피터 뮬란 감독은 연기력과 연출력을 동시에 갖춘 실력파.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시대가 혼란하면 예언서가 판을 친다고 했던가. 세기말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이 베스트셀러였다면, 국정혼란에 경기침체, 국제정세까지 어두운 이 시대에는 ‘한반도 묵시록’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언서들은 진짜일까? 대부분 예언서는 대중을 현혹시키는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인 것이 사실. 사이비 종교에 의해 만들어진 위서 김하원 지음도서출판 인언 펴냄/ 15,000원 1995년 초판이 발행되고 시사프로그램에 방송되면서 화제가 됐던 ‘위대한 가짜 예언서’를 개정증보한 책으로 대선결과와 사스, 2007년 한반도 핵전쟁 등을 예언해 화제로 떠오른 대표적 예언서들의 진위를 가렸다. ’한민족의 위대한 경전’으로까지 격찬 받고 있는 ‘격암유록’을 위시해 500년전 ‘정감록’,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송하비결’은 물론, 신흥종교인들에 의해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위서 ‘율곡비기’ ‘초창결’ ‘춘산채지가’ 등의 예언서의 진위를 두루 분석했다. 저자는 ‘격암유록’이 450년 전에 격암 남사고에 의해 쓰인 것이 아니라 겨우 1970년대 후반에 신흥종교인(신앙촌 신자)에 의해 쓰였다는 것을 과학적 과정을 거쳐 검증해낸다. 일제 시대 때야 우리나라에 들어온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제6회 월경페스티벌-혈기충천(血氣衝天)’이 오는 9월4일 토요일 오후 6시30분, 건국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5년 동안 월경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금기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월경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 온 월경페스티벌은 올해 6회를 맞아 ‘혈기충천(血氣衝天) - 월경하는 나,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이라는 타이틀로 개최, 월경하는 나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긍정하고 월경에 대해 자신감을 갖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자신을 긍정하고 세상을 바꾸자‘월경 중인 여자들은 매우 불안정하고 약한 상태다 때문에 짜증을 잘 낸다’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우리가 흔히 월경, 하면 떠올리는 생각들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런 생각에 공감할까? 여성은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며 월경을 하는가? 여성들은 여성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또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들을 느끼며 월경을 한다. 그러나 이중, 생리통 우울증 짜증 등 부정적인 현상만이 월경을 설명하는데 거론되고, 또 그 정도가 과장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월경을 설명할 때 흔히 등장하는 ‘월경 전 증후군’이라는 병명 역시 월경을 일종의 ‘비정상적 상태’로 바라보는 사회의
이탈리아 평단은 ‘빈집’에 대해 사랑과 고독에 대한 아름다운 시라고 찬사했다. 김기덕은 2000년 ‘섬’부터 꾸준히 유럽평단의 사랑을 받아온 감독이었다. 특히 베니스는 김기덕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 왔다. ‘섬’과 ‘수취인불명’을 연이어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했고, 세 번째 베니스 행에서 김기덕은 드디어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의 한 쪽 손에는 이미 지난 2월 ‘사마리아’로 받은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이 쥐어져 있었다. 절제된 대사, 담백한 시적 판타지태석(재희)은 오토바이를 타고 집집을 돌며 열쇠구멍에 전단지를 붙인다. 그리고 오랫동안 전단지가 떨어져 나가지 않은 집을 열고 들어가 얼마간을 살고 나온다. 그렇게 살아가던 태석은 어느 빈 집에서 멍투성이의 한 여자를 만난다. 전직 누드모델인 그녀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대학교수 남편의 학대로 인해 피폐해진채로 유령처럼 살아가는 선화(이승연)다. 태석은 남편의 손에서 선화를 구해 도망친다. 두 사람은 빈 집을 찾아다니며 해방감과 사랑을 맛본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갑자기 들이닥친 집주인에 의해 무단 가택 침입죄로 그들은 경찰에 연행되고 선화는 태석의 남편 손에 이끌려 집으로 끌려간다. 감옥에 갇힌 태석은 누군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