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에이즈, 골방에서 광장으로 퀴어문화축제 무지개 2003 ‘세계 HIV/AIDS 포스터 전시회’ 콘돔을 구명튜브로 표현한 스페인의 에이즈 예방 포스터 에이즈라면 아직도 온몸에 돋아난 붉은 반점이나 무분별한 성생활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공포영화 제목처럼 피를 흘리는 모양으로 묘사되곤 했던 ‘AIDS’라는 단어, 그 단어 앞에 따라다녔던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수식어는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얼마나 막연한 공포와 비난으로 가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9일까지 충무로 활력연구소와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열린 ‘세계 HIV/AIDS 포스터 전시회’는 에이즈에 대한 이 같은 편견과 무지를 일깨우기 위해 기획됐다. 퀴어문화축제 무지개 2003 프로그램의 하나인 이번 전시는 40여 작품에 이르는 각국의 에이즈 관련 포스터를 통해 에이즈를 보다 쉽고 유쾌하게 이해하는 반가운 공론화의 장이다. 유머와 재치 돋보여 아이들이 풍선을 들고 뛰어가며 밝게 웃는다. 풍선에는 에이즈 감염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희망을 상징하는 붉은리본이 새겨져 있다. 스페인의 까딸루니아 보건복지부와 사회안전부가 제작한 이 포스터 그림은 어린
Untitled Document 그림은 부동산과 같은가? 미술품 종합소득세를 둘러싼 논쟁, 재경부 과세방침에 미술계 반발 미술품은 부유층의 재산증ㅅ기 수단인가? 국가의 문화재산인가? 미술품 양도세과세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갤러리(좌) 쁘라도 갤러리 내부 내년 1월부터 2,000만원을 넘는 미술품 골동품에 대해 양도세과세를 시행한다. 재정경제부는 미술품 골동품을 팔아 양도차익이 생기면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다른 소득과 합산해 신고하고, 금액에 따라 9~36%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미술품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방침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재경부의 논리에 따라 지난 1990년 입법화됐지만 미술계의 반발로 수차례 시행이 유보돼온 해묵은 과제로 올해 말까지 법 시행이 유예돼 있는 상태다. 이 법은 1988년 88올림픽 시행 이후 일시적인 경기의 고조 성장으로 사치풍조가 만연하고 부동산 투기로 인해 경제기반이 흔들리게 되는 심각한 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 ‘부동산 양도소득세법’을 제정 실시함으로서 그 실효를 얻게 됨과 맞물린다. 정부는 부동산에 몰렸던 악성투기자금이 고가의 서화 골동품 쪽으로 몰린
Untitled Document 문화가 산책 공연 정글이야기 키플링의 ‘정글북’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한 작품. 19세기 후반의 인도를 배경으로 정글에서 길을 잃고 늑대가족 손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의 모험을 담았다. 정글을 정치와 집단성이 지배하는 인간세계로 비유하여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태를 우화적으로 풍자하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필요한 덕목임을 강조한다. 3개의 단편과 4개의 독립적 단편으로 구성. 배삼식 극본, 정호붕 연출, 김태근 음악. 7월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문의: 02-747-5161 노랑꽃창포 노랑꽃창포는 꽃 자체도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오염된 수질을 맑게 하고 공기 중의 악취까지 제거해 주는 식물이다. 연극 ‘노랑꽃창포’는 성추행, 불륜, 선생님의 자살, 인터넷을 통한 익명의 욕설 등 폭력과 박해가 자행되는 비도덕적인 오늘의 사회에 과연 노랑꽃창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해답은 ‘믿음으로 굳게 결속돼 있는 가정’. 연극‘에쿠우스’의 두 주인공 강태기와 김순이 출연, 고두심, 김미숙의 ‘나, 여자에요’, 김혜자의 ‘셜리발렌타인’의 하상길 연출. 6월20일∼
Untitled Document 가족관계 속의 숨은 공포 고전소설의 새로운 해석, 스타일이 살아있는 공포영화 ‘장화, 홍련’ 수연, 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오던 날. 새엄마 은주는 눈에 띄게 아이들을 반기지만, 자매는 그녀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함께 살게 된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린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꼭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이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관망만 한다. 은주는 정서 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진다. 엽기적이고 의문스러운 비밀들 아름다운 두 자매가 아버지, 새엄마와 함께 귀신들린 외딴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무섭고 기괴한 일들과 서서히 벗겨는 가족의 비밀을 공포스럽게 그린 작품. 이미 ‘조용한 가족’을 통해 가족관계의 공포를 예리하게 짚어냈던 김지운 감독은 한국고대소설 중 가장 잔혹하고 무서운 이야기로 손꼽히는
Untitled Document 한국전 50주년 기념 ‘해군의 날’ 행사 미해군 사령부 주관, 한·미·영 참전용사 참석 허드너 예비역 해군대령,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명예훈장 지난 5월30일, 부산 제8부두에 접안한 미해군 함정 포트 멕헨리에서 한국전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해군의 날 행사가 주한 미해군 사령부 주관으로 열렸다. 행사에는 명예훈장 수상자인 토마스 허드너 미 예비역 해군대령과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 최기출 해군참모차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박임용 제3함대 사령관, 안상영 부산시장, 왕상은 한미우호협회회장 등이 참석했고, 이날의 주인공 한국전 한·미·영 참전용사와 가족 200여명이 자리해 총 500명이 넘는 대행사로 펼쳐졌다. 노년기에 접어든 역전의 용사들 해후 행사가 시작되기 전 노년기에 접어든 역전의 용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전우와 안부를 전하며 악수를 나눴다. 국적이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생사를 함께 했던 용사들은 뜨거운 포옹을 하며 눈물을 훔치기도했다. 모습도 종종 보였다. 미·영 참전용사와 가족들 한국참전용사들 미해군의장대 한국해군군악대 헌화식 이윽고 강순원 신부의 축도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강 신부는 1950년
Untitled Document ‘야시시’한 유물 속에 담긴 동양 철학 섹스에 대한 관념의 역사, 한국 최초의 에로스 박물관 자극적이고 민망한데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 에로틱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적나라하면서도 은근하다. 조악하면서도 예술적이며, 철학적이면서도 일상적이다. 쾌락의 극단에서 심오한 종교적 경지까지. 성에 대한 동양의 깊고도 다양한 의식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성문화 박물관이 한국 최초로 열렸다. 청와대 미술관 등 품격 있는 공간이 많기로 유명한 삼청동에 도발적으로 자리잡은 이 박물관은 존재 자체가 ‘감추는’ 것에서 ‘드러내는’ 것으로 전향한 한국 성의식의 현주소를 상징한다. 유교적 도덕 규범이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한국의 성문화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성적 자극은 쏟아지고 성담론도 활발해진 것. 하지만, 여전히 성은 저급한 것으로 인식되고 은밀하게 거래되거나 왜곡된 형태로 이야기되고 있다. 성문화 박물관은 이같이 ‘성의식의 과도기’를 열병처럼 앓고 있는 현대인에게 방향점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남근석’ ‘남근조각’ 발달한 한국 박물관은 지상 3층, 150평의 규모로 커피숍처럼 깔끔하면서도
Untitled Document 대중은 왜 그 책을 선택했을까? ‘서유견문’에서 ‘가시고기’까지, 베스트셀러 100년사에 담긴 사회상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 컴퓨터 관련 도서가 히트했고, 로또 열풍이 불때는 로또 관련 서적이 불티났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새로운 입시제도로 결정됐던 1993년에는 위기철의 ‘반갑다 논리야’ 같은 논리서가 한 해를 휩쓸었다. 권력층의 부정부패가 심해지고 산업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 서적과 서정시집들이 사랑 받기도 했다. 베스트셀러는 시대의 거울이다. 근대적 출판시설을 갖춘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베스트셀러의 역사도 100년을 맞는다. 이 100년간을 따라가보면 당대의 사회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지난 6월 4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태평양관에서 열린 ‘2003 서울국제도서전-다시 보고 싶은 베스트셀러 100년전’은 베스트셀러를 통해 시대적 정서를 읽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일제 때 가장 많이 출판된 책 ‘족보’ 베스트셀러 100년의 역사를 7단계로 구분하면 첫 단계는 1800년대 말에서 1910년이 된다. 이 시기에는 ‘박문국’ ‘광인사’를 시작으로 10여개의 근대적 시설을 갖춘 출판
Untitled Document “모든 건 계획돼 있었다!” 30년 연기인생 9회 말 만루안타 친 ‘와일드 카드’의 배우 이도경 억센 경상도 사투리의 배우 이도경씨는 "악역을 맡더라도 관객에게 사랑받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개봉 전 ‘와일드 카드’는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 양동근과 ‘달마야 놀자’의 청명스님 정진영의 영화였다. 개봉 후 ‘와일드 카드’는 양동근과 정진영, 그리고 섬광처럼 나타난 도상춘 역의 너무나 재밌는 50대 신인배우의 영화가 됐다. “솔직히 낸들 와 안 기다렸겠습니까? 30년을 기다렸습니다. 9회 말 만루안타를 기다렸죠. 사실 이번 연기는 40%밖에 안 보여줘 매우 불만족스럽습니다. 그래도 쬐끔 과장해서 말하면 대한민국이 난리가 나부렸습니다.” 거만하지 않지만 자신감 넘치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느낌의 배우 이도경. 그는 올해 한마디로 ‘대박’났다. 연극 ‘용띠 위에 개띠’ 만4년간 개근 신인영화배우 이도경. 하지만 그는 이미 연극판에서는 내노라하는 중견 중에서도 중견, 베테랑 배우다. 히트작 ‘불 좀 꺼주세요’와 ‘용띠 위에 개띠’만으로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연극계 스타. “‘불 좀
Untitled Document 문신은 개성이다! 젊은층 자기표현 방법 ‘커플문신’ 인기 영화 ‘나비’에서 주인공 김정은이 가장 열연했던 장면은 어린시절 사랑했던 남자 민재(김민종)를 만나기 위해 삼청교육대로 찾아간 씬이었다. 김정은은 군인들을 태우고 지나가는 차를 향해 “윤민재 알아요? 나랑 똑같은 문신한 사람이요”라고 절규하며 블라우스를 헤쳐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붉은 나비문신을 보여준다. ‘엑스맨Ⅱ’의 뉴캐릭터 나이트클로러는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텔레포터다. 극의 도입부에서 대통령 암살을 꾀한 그는 죄를 지을 때마다 온몸과 얼굴에 문신을 새긴다. ‘나비’의 김정은이 새긴 문신은 ‘색채문신’으로 바늘로 살갗을 찔러 색소를 주입한 형태고, ‘엑스맨Ⅱ’의 나이트클로러는 상처부위를 부풀어오르게 해서 만든, 이른바 켈로이드 증상을 이용한 ‘상흔문신’이다. 연예인, 인식 전환에 한몫 최근 문신을 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돼 인터넷 문신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하루 2∼3건이던 질문이 10건 내외로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고객의 문의도 많다는 것이다. 과천에서 P문신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Untitled Document 공연 평심 ‘죽음의 한 연구’ ‘칠조어론’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 문학의 새로운 획을 그은 소설가 박상륭의 ‘평심’을 연극화했다. 인간 존재의 문제를 죽음과 재생의 측면에서 탐사한 박상륭의 일련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연극 ‘평심’에서도 탄생, 삶, 죽음의 생명순환구조를 통해 인간의 생이란 커다란 원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난해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핵심. 작년 ‘하녀들’을 통해 재량을 발휘했던 박정희 연출. 6월4일∼6월22일/ 바탕골소극장 문의: 02-762-0010 모자와 신발 신발을 찾아 도시로 떠난 ‘생각하는 모자’의 여행기를 중심으로 ‘짝짝이 신발’ ‘흔들이’ ‘사탕할머니’ ‘피리아저씨’ 등 7명의 캐릭터들이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대사를 통해 전달하기보다 사물의 특징을 배우의 움직임으로 설명해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어린이전용 극단 ‘사다리’의 네 번째 이야기. 6월13일∼7월20일/ 동영아트홀 문의: 02-382-5477 혹은, 사람의 꿈 도시의 일상 속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스치듯 잠재돼 있는 의식흐름의 내면을 이미지화하여 옴
Untitled Document ‘튜브’와 한국형 블록버스트의 문제점 헐리우드 흥행 요소들의 밋밋한 버무림 지하철 그대로 옮긴 ‘드림세트’는 볼거리 개성적인 문체로 이름을 날린 한 소설가가 이런 고백을 했다. 한때 책을 팔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베스트셀러들을 몽땅 사서 밤잠 못 자고 연구해 팔리는 책의 공식을 만들었다. 대중이 좋아하는 소설은 일정한 공식이 있고, 그 룰에 맞춰 소설을 쓰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그렇게 탄생한 소설은 평론가에게 비난받고, 대중에게도 외면 받았다. 이런 상황은 한국형 블록버스트에게도 절묘하게 적용된다. ‘쉬리’ 이후 우후죽순 쏟아진 충무로 블록버스트들은 헐리우드의 흥행공식을 분석하고 연구해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그 소설가의 경우처럼 비참했다. 흥행에 안전한 공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이 최소한 한 스푼 정도는 더 첨가돼야 한다. 더구나 볼거리에서 헐리우드를 넘어설 수 없는 한국의 블록버스트에서 ‘한 스푼’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오락적 재료를 몽땅 넣어 버무린 ‘튜브’ 또한 작품성만 놓고 볼 때는 같은
Untitled Document “파리 유배생활은 내 예술의 에너지원”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가수에서 주목받는 미술가로 도전으로 점철된 정미조의 삶과 예술 “제가 보고 싶을 땐 / 두 눈을 꼭 감고 / 나즈막히 소리 내어 휘파람을 부세요” 197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에겐 너무나 익숙한 노래 ‘휘파람을 부세요’의 주인공 정미조(54). 7여년의 화려한 무대생활을 접고 1979년 돌연 가요계를 떠나 미술가로 변신한 그녀가 오랜만에 마이크를 쥐었다. 지난 5월27일 서울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영상전 ‘시간의 흐름과 변모’에서 그녀는 자신의 미술세계를 영상과 퍼포먼스, 그리고 노래를 통해 보여주기 위해 한켠에 접어두었던 가수로서의 재능을 다시 펼쳤다. “다양한 작품을 왕성하게 발표해왔지만 어느 순간 벽을 느꼈어요. 밤을 새워 작업을 해도 그것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미술 인구와 미술 기법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안을 고민하던 끝에 얻은 답이 미술과 무용, 음악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영상이에요.” 작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무대에 서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왔지만 최근에 그녀는 인식의 전환을 겪었다. “예술의 장르가 무너지는 시점에서 굳이
Untitled Document 죽기 싫거든 현실을 직시하라! 한국은 지금, 경제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제로시대’ 근자에 들어 돈이 되는 일은 부동산 투기밖에 없다고 한다. 금리는 밑바닥을 기어다니고, 취업을 못해 허우적대는 졸업생들이 거리를 배회한다. 기업에서는 ‘사오정’ ‘오륙도’라는 유행어가 생겨날 정도로 “45살이 정년”이고 “50∼60살까지 직장에 남아있으면 도둑”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시간을 벌 수 있는 분장술과 임기응변식의 대책들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현실을 직시하라”며 날카롭고 냉철한 목소리를 내는 책이 출간됐다. 눈 먼 정부와 금융 관계자 탓 한불종합금융(주) 투자금융본부장을 역임하고, 싱가포르에 있는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에서 아시아 및 대양주 지역본부 심사역으로 국제 금융계에서 활동한 지은이 유경찬은 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책임을 “한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는 근시안적이고 구태의연한 정부와 금융 관계자들”에게 묻는다. 저자는 “논 팔아먹은 큰아들 놈, 집 팔아먹는 작은아들 놈”이라고 그들을 비꼬면서 내실을 기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만 달려가는 사회풍조에 일침을 가한다. 1990년대 ‘세계화’라는 전 지구적인 움직임에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