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수남 기자] 3연임을 끝으로 내년초 용퇴가 예정된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이 올해 1분기 깜짝 반란을 일으켰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6123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9조8899억 원 보다 108.4%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업계 3위를 차지한 하나금융지주는 이로써 업계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기존 업계 1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8조9309억 원의 매출로 61.7%(7조2248억 원) 신장시켰지만 매출 기준 3위로 밀렸다.
KB금융의 윤종규 회장도 이 기간 19조2731억 원으로 56.2%(6조9358억 원) 매출이 늘리며 2위를 유지했지만,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을 넘지 못했다.
올해 지주회사 재출범 2년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같은 기간 매출 11조2235억 원으로 93%(5조4072억 원) 크게 늘면서 지주회사 전환의 성공탄을 쐈다.
◇ 1분기 매출 20조6천억원 상회, 110% 급증…1위 올라
다만, 손 회장은 경영 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과 분기순익이 각각 7733억 원, 8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07억 원), 9%(567억 원) 감소했다.
반면, 김 회장은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에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각각 8791억 원 6741억 원으로 17.3%(1299억 원), 21.7%(2102억 원) 급증한 것이다.
KB금융 윤 회장은 이 기간 각각 1조391억 원, 7389억 원으로 10.4%(1201억 원), 12.7%(1070억 원)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이 줄었다. 조 회장 역시 같은 기간 이들 부문에서 각각 1조2574억 원, 9495억 원을 달성해 4%(529억 원), 1.7%(199억 원) 감소했다.
금융계가 영업이익을 중시하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순위는 여전히 신한, KB, 하나, 우리 순인 셈이다.
이로 인해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에서는 김 회장과 조 회장만 웃었다.
올해 1분기 이 부문에서 하나금융은 6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5640억 원 보다 20.3%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신한지주는 1.5%(9184억 원→9324억 원) 소폭 증가에 그쳤다.
◇ 영업익ㆍ순익서도 업계 유일 두자릿수 증가
같은 기간 KB금융은 7295억 원, 우리금융은 5182억 원으로 각각 13.7%(1162억 원), 8.9%(505억 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이 감소했다.
이 같은 김 회장의 선전은 지주 주력인 하나은행의 실적 상승에 따른 것이다.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매출 101.8%(7조2758억 원→14조6845억 원)과 영업이익 17.7%(6127억 원→7209억 원), 분기순이익 17%(4181억 원→5634억 원) 등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크게 늘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올 들어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했지만, 금융권은 제조업보다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며 “여기에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가계에서 비롯된 신용 경색위험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라 선제적으로 비용 절감 등 위기에 대응한 점도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2년 3월 하나금융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2015년 2연임에 이어, 현재 3연임 째로 내년 3월로 임기가 종료된다.
김 회장은 2015년 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이후, 2017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원, 2018년 영업이익 3조원 시대를 각각 열었으며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3조2589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