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코미디와 밀접하다. 우스갯소리인 농담은 거짓말을 내포하고 있다. 만우절은 통상 웃음의 추억과 연결된다.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은 한 마디로 속임의 폭소 이벤트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에 거짓말은 단골 소재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빅 팻 라이어’ 등 아예 거짓말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도 적지 않다. 속임을 당하는 대상에 대한 가벼운 가학성뿐만 아니라 거짓말이 유희적인 이유는 거짓말이 해프닝을 만들기 때문이다. 영화 ‘라이어’는 바로 이 거짓말이 어떻게 유머를 만들며, 거대한 해프닝을 빚어내는지 보여준다. 거짓말 한 방울, 시내 되고 바다 되어 지난해 상반기 최고 흥행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연출한 김경형 감독, 코미디를 리더하는 물오른 배우 공형진, 순발력 넘치는 연기로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하는 손현주, 코믹 연기의 달인 임현식. 이들의 만남만으로도 ‘라이어’는 사실상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에 보증수표 한 가지 더 추가. 대학로는 물론 세계를 휩쓴 동명연극까지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라이어’는 거짓말 게임이다. 두 집 살림하는 택시기사 정만철(주진모)은 우연히 수배범을 잡고 영웅이 된다. 자신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만철은 사생결
팔방미인 서승만(40)이 일냈다. 개그 오페라 영화 뮤지컬 마당놀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재다능함을 과시하던 그가 이번엔 뮤지컬 제작 연출에 뛰어들었다. 어떤 속내로 무슨 작품을 만드는지. 연습실을 찾아 극단 ‘SIIM’의 대표이자 ‘터널’의 연출자인 서승만을 만났다. >> 작품은 어느 정도 완성했나?다 끝나고 표만 팔면 된다. 보통 내일 공연인데 오늘까지 완성 안 되는 상황이 흔하지 않나. 우리는 빨리 했다. 현재는 반복하면서 다지고 재미난 것 조금씩 만들어내는 디테일 작업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달라지니까 배우들이 힘들어 죽으려고 한다. 못하겠다고 구시렁거리면서도 선수들이라 다 해낸다. >> 그런 식이라면 본공연 중에도 계속 업데이트 되는거 아닌가. 기량이 된다면 단골 관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도 바꿔줘야 한다고 본다. >>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모양이다.무궁무진보다는 적극적으로 하는 거다. 코미디 대본을 오래 써온 만큼 코미디적인 것은 강하다. >> ‘터널’도 코믹적 요소가 많나?잔재미가 많다. 하지만 내용 전반은 첫사랑과 효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연습 중에 배우들이 많이 운다. 이 뮤지컬 본 사람들이
2004년 6월에 열린 제1회 FLITE & FORCE CUP INLINE HOCKEY 대회 스피드, 박력 넘치는 몸싸움, 현란한 스틱워크 등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고스란히 갖추면서 맨땅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인라인하키. 이 매력적인 신종 스포츠가 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인원은 60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그 인원은 앞으로 더욱 증가될 전망. 인라인스케이트에서 발전한 형태인 인라인하키 또한 이에 비례해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인라인하키연합회(회장 박규채)의 분석에 의하면 작년 3,000명이던 인라인하키 인구는 올해 6,000명에 달한다. 이 같은 상승세에 발맞춰 인천 일산에 인라인하키 전용구장이 건립됐으며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인천 문학경기장 주변에도 전용구장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 동호회도 우후죽순 생기고, 각종 기업에서는 프로팀 창단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4년 5월에 열린 제1회 연합회장기대회에서 박규채 회장이 연설하고 있다. 아이스하키와 비슷, 바디체크는 훨씬 부드러워인라인하키는 아이스하키와 같은 스틱과 장비를 사용하며 규칙도 비슷하지만 고의적인 바디체크를 금지한다는
공 연 [연극] 백마강 달밤에목화레퍼토리컴퍼니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시리즈 3탄. 1993년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으로 초연돼 서울 연극제 참가 예술상, 비평가 그룹상, 중앙문화대상, 백상예술대상, 대학문학상 등을 수상한 화제의 작품. 은산별신제의 틀을 원형으로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면서 서로간의 못다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발상에서 만들어진 이 연극은 오태석 작 연출에 성지루 손병호 정진각 황정민 등 극단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9월3일~10월10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45-3966, www.dsartcenter.co.kr [연극]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극단 한강과 나무와물의 공동창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최초의 한국 연극. 지난 95년 해방 50주년 기념으로 초연한 후 올해 10년째로 접어든, 이젠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 작품이다. 위안부 실태를 나열하는 목적극 형태의 작품이 아니라 해방이 되고 귀향을 앞둔 세 위안부들이 과거의 상처에 얽매어 신음하면서 서로 다른 선택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치밀한 심리묘사로 담은 감성적 연극이다. 10월3일까지/ 정보소극장/ 02-762-0818 [대중음악] 밤을 잊은 그대에게 - 추억의
“인간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마당에, 국가를 선과 악으로 나누지 말아야 한다는 보통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경고였으며, 이슬람 원리주의의 대 서방세계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옳고 그름을 나누기에는 인간은 너무 섞여 살았다.”(‘한국인 탈레반’ 중, 9·11사태가 발생하자 이 책의 출판을 연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보장교였던 저자의 논픽션 소설 이창선 지음/맑은소리 펴냄/ 15,000원 ‘한국인 탈레반’은 미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파키스탄 북한 등 세계 각국의 정보원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첩보전쟁의 삼각지대에서 미국 안보회사에 고용돼 사선을 넘나들며 역사의 현장을 직접 몸으로 부딪친 한 한국인 탈레반의 자전적 팩션(Fact+Fiction)소설이다. 저자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고등군사반과 한국 육군대학을 나와 파키스탄 지휘참모대학과 파키스탄 팔루치 주립대학을 수료했다. 특히 그는 국군 정보사의 해외정보업무와 대북우회공작업무를 담당했으며 기술정보 분석과 한미 군사교류 정보업무를 담당한 고급 정보장교였다. 이 같은 저자의 독특한 약력은 이 책에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종교와 이념의 문명충돌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득한 작가의 경
크리스마스에는 판타지가 필요하다.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행사를 넘어서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판타지적 요소 때문이다. 비 종교인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집단 최면에 빠지는 로맨틱한 기념일 정도가 될 것이다. 넉넉한 웃음을 짓는 산타클로스, 빨강과 초록이 뒤섞인 호랑가시나무 장식, 선물을 기다리는 양말, 따뜻하게 타오르는 벽난로 등 크리스마스의 ‘상징’들은 모두 크리스마스의 마법에 빠지게 하는 주문인 셈이다. 그리고 이 주문은 12월이면 여러 가지 변주를 거쳐 크리스마스 상품으로 쏟아진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다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춰 개봉하는 ‘폴라 익스프레스’도 이 같은 크리스마스 상품 중 하나다. 분위기를 달구는 캐롤이나 전구 장식이 황홀하게 반짝이는 트리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답게 만들기 위한 도구인 셈이다. 영화의 원작은 1985년에 첫 출간된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명 동화로 이미 크리스마스의 상징물이 될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정의롭고 따뜻한 백인 소년과 총명한 흑인 소녀. 내성적인 아웃사이더 같은 캐릭터에서부터 모험과 꿈의 세계라는 미국적 판타지, 그리고 사랑이나 신뢰 등의 교훈까지 이 동화는
개막식 쇼케이스, 풍성한 부대행사 등 프로그램 진보 서울연극제가 부활한다. 월드컵을 기점으로 서울무용제와 통합됐던 서울연극제가 순수 연극만을 위한 독립된 축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3년만에 다시 열린다. 5월3∼23일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확실히 달라졌고, 진보했다. 말만 부활이 아니라 진짜 거듭났다.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문예진흥원이 후원하는 제25회 서울연극제의 컨셉은 `Let’s Be NUDE’. 치장과 꾸밈없이 벌거벗는다는 의미이자, ‘New United Drama Events’의 약자인 `누드(NUDE)를 통해 순수한 모습으로 새롭게 화합하고자 하는 연극계의 소망을 담았다. 공식초청작, 새로운 시도 돋보이는 8편 이러한 컨셉에 맞춰 공식초청작품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8작품이 선정됐다. 창작극으로는 한국적 양식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표현방식을 찾아오던 극단 인혁의 ‘파행’과 극단 돌곶이의 ‘미생자’가 선정됐고, 반복적이면서도 새로운 전복이 있는 기호학적 글쓰기가 인상적인 그룹 동시대의 ‘박제갈매기’. 신화적이며 시적인 언어로 관객을 사로잡을 극단 대하의 ‘버들개지’가 선보인다. 번역극에는 독일인 연출가에 의해 펼쳐지는 마당놀이 형식의 브레히
[클래식] 엠파이어 브라스 내한 공연두 개의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로 구성된 미국을 대표하는 금관 5중주단 엠파이어 브라스가 서울 수원 대전 등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엠파이어 브라이스는 매년 전세계를 무대로 공연을 갖고 있으며 지속적인 협연을 비롯, 세계 유명 페스티발의 초청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익숙한 클래식 작품들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하며 아메리칸 뮤직을 부제로 해 거쉬인, 엘링턴, 코플랜드에 이르기까지 선보인다. 6월3일/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02-586-2722, 6월2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 6월6일/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연극]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소아암을 앓고 있는 12살 선호가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 대본과 연출을 함께 맡은 극단 대표 손기호 씨가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소박한 정서를 녹였다. 김학선이 아버지로 분했고, 엄혜란이 어머니로, 장정애가 아들 역을 맡았다. 6월4일∼7월4일/ 동숭무대 소극장/ 02-762-9190 [연극] 잘자요, 엄마딸의 자살이라는 선정적 소재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소통에 대해 그린 연극. 마샤 노먼의 퓰
[연극] 2004 장진의 택시드리벌‘연극열전’ 아홉 번째 작품. 영화감독,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 배우 등 전방위 문화예술인으로 명활약중인 장진의 출세작. 지난 1997년 장진 작·연출에 최민식 주연으로 문예회관 소극장무대에 올려져 흥행돌풍을 일으켰고, 2000년 권해효 주연으로 재공연될 당시에 도 강남 유시어터에서 매진사례를 기록했던 화제작이다. 주인공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공간인 택시에서 만나는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을 통해 짜증과 억압의 도시구조에서 탈출하려는 현대인의 내면을 그렸다. 정재영, 강성진이 출연한다. 7월16일~8월29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2-0010 [뮤지컬]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민속학자 고 임석재 선생이 전국을 다니며 채집한 옛 이야기를 소재로 신동일 작곡가가 만든 동시를 류재수 화가가 예술감독을 맡아 만든 놀이노래극. 임 선생의 손녀인 임혜령 씨가 어린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대본을 써서 임 선생을 할아버지 캐릭터로 부활시켰다. ‘녹두영감’ ‘꿩생원과 서생원’ ‘길을 길을 가다가’ 등 옛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배운다. 민요풍의 흥겨운 가락과 서양 악기들의 독특한 화음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음악과 관객들이 함께
마이클 크래니시, 브라이언 C.무녀/ 니나 J. 이스턴 지음/ 지식의 날개 펴냄/ 14,500원 “우리는 세계를 다시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이상에 충실할 때, 그리고 미국인들에게 진실을 말할 때 세계의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그것이 오늘밤 여러분에 대한 나의 첫 다짐이다.”(존 F. 케리의 민주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 중에서)2004년 1월27일 매사추세츠의 케리는 최근 미국 정치에서 보기 드물게 극적인 역전승을 쟁취했다.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 의외의 승리를 거둔 여세를 몰아 뉴햄프셔 주 예비선거에서도 승리한 것이다. 케리는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민주당후보로 출마하게 됐고, 그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높아졌다. 케리, 그는 과연 누구인가? 어떤 종류의 정치지도자인가? 케리에 대한 목마른 궁금증을 채워주는 케리 전기의 결정판이 나왔다. 균형 잡힌 시각과 치열한 기자정신이 책은 ‘보스턴 글로브’가 케리를 집중 취재해 연재했던 기사에 기초해 집필됐다. 케리의 출신 배경, 처음으로 상세하게 공개되는 베트남 전쟁에서의 경험, 초창기 법조계와 정계에서의 활동, 의정활동 기록, 그리고 2004년 민주당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케리에게 정치
세상에서 가장 큰 책 '부탄'. 가로 1066mm, 세로 1524mm로 부탄왕국에 기부금을 내면 수제로 책을 만드는 주문방식으로 제작된다. 가로 세로 각 1mm에 불과해서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책 '올드 킹 콜'. 스코틀랜드 자장가를 담은 이 책은 석판 인쇄 방식으로 수제 제작됐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는 전형화 된 말은 사실 지금 이 시대에 그다지 살아있는 문구 같지는 않다. 그만큼 책, 특히 문자와 종이로 만들어진 고전적 의미의 책은 그 존재 가치가 퇴색해가고 있다. 문자 자체가 성스러웠던 존재였고, 그 문자를 담는 책은 말할 것도 없이 귀한 것으로 여겨지던 과거와는 판이해진 현실이다. 종이가 귀하던 과거에 책은 부의 상징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책은 대중화됐고, 지식과 문명의 상징이 됐다. 그리고 지금 책은 때로 오락이고, 때로 예술이다. 책은 모든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책은 상호작용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 같은 시점에 책의 역사를 한 눈에 보는 책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구텐베르크 성서에서 미야자와 리에 누드집까지민간인으로는 가장 많은 고서를 소장하고 있는 여승구씨(화봉문고 대표)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350평,
“나와 함께 놀 사람 여기 붙어라” 대장아이 엄지손가락에 대여섯이 달라붙고 이내 아이들은 한바탕 소란스럽게 놀았다. 땀과 콧물을 하도 닦아 옷소매는 번들대고 아무데나 주저앉아 엉덩이가 새까매져도 혼나는 건 뒷전, 놀이가 우선인 개구쟁이들은 땟국물 사이로 환한 웃음을 머금었다. 어스름 땅거미가 지고, 어머니의 밥먹으라는 부름에 꼬마들이 하나둘 집으로 사라지면 그제서야 골목에는 하루를 마감하는 고요가 찾아왔다. 컴퓨터도 플레이스테이션도 없던 시절, 어린이들은 온몸으로 햇빛을 받으며 땅을 박차고 놀았다. 필요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공터만 있다면 혹은 전봇대를 기지 삼아 나무막대기와 돌멩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그때 그 시절 놀이들, 그 기억들을 꺼내본다. 사거리 공터에 정사각형의 네모를 그린 다음 십자로를 그려 넣는다. 4등분으로 나누어진 각 네모에 1∼4의 숫자를 새기고 1번 칸에 ‘목자’라 불리는 작은 돌멩이나 막대기를 갖다 놓는다. 공격팀 전원은 1번 칸에, 수비팀은 십자로에 들어간다. 게임이 시작되면 공격진영은 2-3-4 순으로 이동하는데 수비가 터치하면 죽는다. 공격팀은 네모 밖으로 나갈 수 있지만 꼭 깨금발을 해야하고 세발짝 이
신경림·조오현 지음/ 아름다운 인연 펴냄/ 9,800원 “인생은 여행과 같다고 했는데 그 종착역인 죽음이 온다면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죽음은 죽음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는 꽃이 될 것이고, 일부는 나무가 될 것 같아요.” 신경림 시인과 오현 스님의 대화다. 우리시대의 거장 신경림이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 오현스님을 설악산에서 만나 인생과 문학, 종교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 책은 여행 사랑 환경 욕망 통일 전쟁 문학이라는 7개의 주제로 나눠 두 사람의 성찰과 교감의 대화를 담았다. 인생에 대한 통찰력날카로운 통찰력과 메시지를 담아내면서도 어려운 용어나 지적 허영심을 철저히 배제해 난해하거나 지루한 느낌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서문에서 신경림 시인은 “적어도 이 만남이 말장난으로 끝나지 않는 정직하고 순수한 마음의 소리인 점만은 크게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만남은 사변으로 그치지 않고 주제는 묵직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은 이론이나 주장이 아닌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자의 연륜이다. 특히 허심탄회한 일화들이 풍부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시인의 아버와의 관계, 짝사랑, 술값을 벌기 위해 치기로 부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