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사선넥타이 성공 부른다? 패션계 통설, 불황기 바지정장, 무채색 유행 올 봄 유행패션 중에 하나가 바로 미니스커트다. 미니스커트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호황일 때 유행한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비교연구한 영국의 데스먼드 모리스 교수는 ‘인간행동에 관한 연구(1977)’에서 경기지수와 여성의 치마길이가 정확히 반비례한다고 발표했고, 실제로 호황기였던 1920년대와 1960년대 미니스커트가 유행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미니스커트의 인기가 절정에 달하면서 경제가 좋아질 때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통설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올 봄 경기 전망은 아직 밝지 않다. 치마 끝 선 법칙에 어긋난 것이다.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경제상황과 관련한 패션계 통설을 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 수석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실용성 중시 청바지, 패딩 유행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호황기와 불황기에 공통적으로 유행하는 아이템은 있다. 불황기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청바지와 바지류 △단순한 디자인 △어두운 색상(검정 회색 곤색) △남성 정장 등이 인기를 모은다. 실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청바지를 비롯한 바지류의 판매가 두드러지고 기존에 갖고 있
Untitled Document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스펀지 같은 배우 장진영 검은 단발머리에 체크무늬 초미니스커트, 장난기 가득한 미소는 ‘아멜리에’를, 털털한 말투는 ‘반칙왕’의 ‘민영’과 꼭 닮았다. 그런가하면 착 가라앉은 목소리, 깊은 눈빛에서 배어나오는 슬픔과 비밀스러움 또한 그녀의 것이다. ‘국화꽃 향기’ 시사회장에서 만난 장진영은 짧은 인터뷰 동안에도 발랄함과 성숙함 사이를 어지럽게 오갔다. 7년여 동안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가 어렵게 그 여자와 결혼에 성공하지만, 여자는 암에 걸리고 아이만 남겨놓고 떠난다. 이 한 문장의 스토리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오는 영화 ‘국화꽃 향기’에서 장진영은 여주인공 희재를 맡아 눈물을 쏙 뺐다. “대학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을 건너뛰며 굴곡이 심한 삶을 표현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슬픔이 차곡차곡 쌓여서 폭발해야 하는데 어디쯤에서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몰라 계속 긴장했죠. 절제하면서도 감정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힘든 작업이었어요.” 그녀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반칙왕’에서 시작된다. ‘반칙왕’은 고상하고 새침한 부자집 딸 같은 상투적 이미지에서 그녀를 구해줬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숨겨
Untitled Document 사람냄새 나던 그 시절 그리움 박동규의 행복했던 기억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근사한 이벤트에 값비싼 선물을 받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겪게되는 작은 행복에 가슴저린 기억은 많다. 추운 겨울 군고구마를 가슴에 사안고 오던 아버지, 비오는 날 마중 나온 어머니, 자전거를 태워주던 형…. 이러한 소박한 행복을 문학평론가 박동규 교수는 수필집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에서 어린 시절 경험담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시인 박목월의 장남으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석·박사를 지내고 현재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박 교수는 ‘한국현대소설의 비평적 분석’ ‘현대한국소설의 성격’ 등의 논문집과 ‘당신이 고독할 때’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오늘 당신이라 부를 수 있는 행복’ 등 다수의 수필집을 발표했다. 그간 수필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사람냄새’는 박 교수 작품의 영원한 테마며 원천이다.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에서도 소소한 인간살이에서 느껴지는 소박한 인정을 52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담아낸다. 재미난 에피소드, 흑백사진 눈에 띄어 ‘그땐 야박하지 않았어요’ ‘낡은 반코트를 입고 다녀도’ ‘작은
Untitled Document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 지루한 쇼 청춘·복고물의 어설픈 짜집기, 억지웃음 강요하는 ‘쇼쇼쇼’ 올해 최악의 영화 강력한 후보가 벌써 등장했다. 유준상, 박선영 주연의 ‘쇼쇼쇼’가 바로 문제의 작품. 이 영화는 전형적인 충무로 코미디 복고물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갱스 오브 뉴욕’ ‘로드 투 퍼디션’ ‘친구’ 같은 사실적 시대물은 당연히 아니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 ‘품행제로’ 풍의 달콤하고 과장된 판타지 복고다. 때문에 당대 묘사의 정밀함과 사실성은 좀 떨어지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특수성의 포착은 필수적이다. 미니스커트, 나팔바지, 통금, 디스코 음악, TBC의 인기 프로그램 ‘쇼쇼쇼’ 등 1970년생인 감독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서 떠올렸을 법한 예쁘고 막연한 복고 코드들이 영화 전반에 깔렸다. 하지만, 이전의 복고영화에서 이미 눈에 익은 아이콘이라 다소 진부한대다 정서 표현에 실패해 애틋함은 찾기 어렵다. 흑백처리라는 안일한 연출 방법만으로 추억이 되살아날 수는 없다. 결정적 문제는 복고 코드들이 웃음, 스토리, 볼거리, 정서적 자극, 어느 쪽과도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
Untitled Document TV가 10대 망친다 청소년 대상 교양 프로그램 부재, 선정 폭력물은 넘쳐나 대구 지하철 참사로 방송사들이 오락프로그램을 자제하자, 10대로 추정되는 일부 팬들이 시청자게시판에 불만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지하철인가 뭔가 때문에 논스톱을 못 봤다. 똑같은 속보 방송은 그만하면 됐다” “그까짓 거 하나 때문에 방송을 안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 “오락방송 안 한다고 그 많은 시민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등 상식을 뛰어넘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10대 팬을 다수 거느린 인기그룹 god가 출연한 프로그램 방영이 취소되자 “내게는 200명의 목숨보다 god가 더 중요하다” 등의 극단적 항의가 잇따라 ‘빗나간 오빠사랑’의 전형을 보여줬다. 오락프로그램 불방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청소년 교육의 문제점과 사회 전반에 팽배한 이기적 풍토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TV가 그 동안 10대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왜 10대들은 TV 프로그램에 목을 매는가? 그들이 목매는 프로그램은 왜 ‘빠순이’들만 양산해 내는 저질 방송이 대부분일까? #실태는? - 황금시간대 저질 오락물 독식 현재 EBS를 제외한 공
Untitled Document 공 연 장보고 통일신라시대, 중국과 일본의 해적들을 궤멸시키고 황해에 동아시아 평화적 무역상로를 구축한 장보고의 활약상을 다룬 뮤지컬. 서양악기와 국악기로 구성된 20인조 오케스트라와 25현 가야금 연주가 압권이다. 제1회 뮤지컬 대상 수상자 박철호가 장보고 역을 맡았다. 2월 22일∼3월 16일/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 02)762-6194 55size 500cc 5cup 다이어트를 소재로 단식하는 사람들과 단식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다룬 창작뮤지컬. 해외 뮤지컬 속에서 국내 뮤지컬의 자존심을 세운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임선애, 김상윤 주연, 최완희, 이승준이 음악을 맡았다. 3월 2일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02)923-2131 홍콩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초청 내한공연 세계적 오케스트라 홍콩필하모니와 사라 장, 장한나와 함께 신동 트리오로 일컬어지는 피아니스트 헬렌 황이 내한공연을 갖는다.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과 쇤베르크 ‘현악사중주단을 위한 협주곡’ 등이 연주된다. 홍콩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룽헹윙 부자(룽헹윙, 마크룽)가 첸구오핑의 타악기 협주곡 ‘드래곤 윙즈’를 연주하며 묘기를 선보이는 자리도
Untitled Document 저자와의 만남 인류정신문화의 결정체 ‘아함성전’의 편저자 동국대학교 조용길 교수 “아함성전은 불교사상의 고향, 가치관의 지침서” 아함성전은 부처님의 초기 설법을 집대성한 경전으로 대ㆍ소승불교 경전 등 남방 상좌부불교와 북방대승불교의 전체를 관통하는 불교사상의 원류로 꼽힌다. 조용길 교수(58)의 ‘아함성전’은 주제별로 본문과 해석 문헌을 수록, 부처님의 말씀을 보다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꾸며 경전의 대중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조 교수의 10여년에 걸친 근본불교 연구의 성과물로서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아함의 연구와 전파에 앞장서 온 조 교수를 만나 ‘아함성전’의 구성과 아함사상의 내용, 종교의 현대적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함’이 무엇인가? 통칭 불교에는 8만4,000 법문이 있는데, 아함은 그 중 가장 근본적인 언어조직이다. 통칭 대승불교경전으로 대변되고 있는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열반경 등 모든 경은 모두 아함경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아함경전은 불교사상의 중심이자 고향인 것이다. 소승, 부파,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 또한 모두 아함경을 바탕으로, 그 뿌리가 같다.
Untitled Document <영화> 괴담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는 나카다 히데오 피 대신 귀신, 진부함은 슬래셔무비 못지 않은 ‘검은 물 밑에서’ ‘링’의 원작자 스즈키 코지와 감독 나카다 히데오의 이름만으로도 공포가 전해지는 ‘검은 물 밑에서’는 흐느끼는 듯한 음산함이 전반에 깔린 특유의 동양적 호러다. 옥상의 물탱크로부터 배수관을 타고 흐르는 물에 떠도는 ‘한(恨)’을 그린 이 영화의 핵심적 코드는 ‘모성’이다. 전작 ‘링’에서 모성애가 사건을 풀어 가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검은 물 밑에서’의 주인공은 딸을 지키려는 절박함으로 공포의 대상에 맞선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다. 모성의 이기심이 아이를 구한다는 암시는 있지만, 모성의 ‘악착’으로 밝혀낸 사건의 진실과 망자에 대한 진혼이 저주를 피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 ‘링’과 달리, ‘검은 물 밑에서’에서는 귀신을 껴안는 모성의 희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원혼이 필요했던 것이 모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만, 모성애의 진부한 해석 과정에서 빚어지는 신파적 분위기는 거북스럽다. 남편과 이혼한 요시미는 어린 딸 이쿠코와 함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한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요시미는
Untitled Document 인간문화재는 없다? 호칭변경, 지원금 문제 등 새정부 과제 2월 25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시절 내세웠던 공약을 얼마만큼 지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화재 관련자들도 앞으로의 행정에 대해 누구보다 집중하고 있다. 노 당선자가 “문화재 보호와 전통문화유산 계승의 신기원을 마련하겠다”는 요지의 공약을 여럿 발표했고, “등록되지 아니한 전통 문화유산의 체계적 등록, 발굴, 보존 사업을 강화하여 우리 문화유산 보호에 힘쓰고 등록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실태를 수시 확인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라져가는 문화유산 보존이 시급한 상황에서 귀를 솔깃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용어 문제와 전승지원비 배분 문제 등 중요무형문화재와 관련한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돼왔고 여전히 의견 대립중에 있는 사항이 대부분이다. 새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화재 관련 문제와 실무자와 행정관 사이의 갈등 사항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았다. “‘보유자’라는 말은 천한 관념 내포” 최근 ‘문화재’라는 용어를 ‘문화유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재산가치가 있는 재물을 의미하는 ‘문화재’를 물려받은 것
Untitled Document 실험성 내세운 다채로운 시도 문예진흥원 기획전 ‘삼십’, ‘Visible vs Invisible’ 등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이 3월 17일까지 공동기획전 4개를 잇따라 선보인다. 지난 해 제출된 총 24건의 기획안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우수한 전시기획자를 양성한다는 취지 하에 서류 및 프리젠테이션 심의를 거쳐 선정했다. 이번 기획전은 30대의 정체성을 형상화한 ‘삼십’, 도시 서울에 대한 사색 ‘Visible vs Invisible’을 시작으로 ‘보라’, ‘세속도시의 심리지리’로 이어진다. 5월 27일부터는 2003년 마지막 공동기획전 ‘나쁜 엄마들, 땅에 발붙이다’가 마련된다. 특히 첫테이프를 끊은 ‘삼십’과 ‘Visible vs Invisible’은 실험성을 내세운 다채로운 시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젊은 작가들의 기지를 엿볼 수 있었던 두 전시에 주목해 본다. 체험 바탕 고백적 어투 ‘삼십’ 전 한국 사회의 주류로 급부상한 30대는 1970년대 전후 태어나 급변하는 시기를 거쳐온 386세대보다 개인적이고 X세대보다 보수적인 이른바 ‘낀세대’이다. 우리시대 유목민 30대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이해하고자 기획된
Untitled Document “사람냄새 나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가까이” 30여년 극단의 터주, 국립극단 박상규 단장 1950년 4월 국립극장의 설립과 함께 전속극단으로 출발한 국립극단이 올해로 장충동 이전 30주년과 정기공연 200회를 맞이해 대대적인 기념공연을 축제분위기로 꾸미고자 준비중이다. 30여년을 연기자로 국립극단에 몸담아 온 박상규(51) 단장을 만나 극단의 방향과 지향점을 들어보았다. 국립극단만의 색깔과 기획 방향은 무엇인가? 그동안 국립극단은 정통 리얼리즘 연극을 기초로 한 작품들을 해왔다. 모든 무대예술의 기본은 리얼리즘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극단 다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변화된 시대적 감각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국립극단의 대표적인 기획물을 소개한다면. 대표적인 기획공연물로 ‘세계명작무대 시리즈’가 있다. 세계적 고전의 진수를 국내에 제대로 소개하기 위한 기획으로 86년부터 시작됐다. 본고장의 연출자와 스탭이 참여해 정확한 해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외국의 작업스타일을 직접 보고 느껴 안목을 넓히고, 국가간의 문화 교류에 일조 한다는 부가 효과도 얻었다. ‘한국연극의 재발견 시리즈’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
Untitled Document <탐방> 발 관리 숍 프랜차이즈 선두주자 미용전문그룹 ‘아름다운 사람들’ 발바닥에 분포된 50만여 개의 혈관과 신경조직은 인체의 각 부위와 연결되어 있어 몸 전체의 건강상태를 좌우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발 건강법에 대한 역사는 5천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고, 독일, 영국 등 유럽 선진국 등이 이미 미용실에 버금갈 정도로 발관리숍을 보편화 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문란한 퇴폐 업소의 이미지를 깨끗이 씻어줄 발관리 숍을 대중 앞에 선보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남보다 앞선 선구자적 역할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과감히 도전하여 차근차근 신뢰를 쌓고 있는 기업도 있어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미용전문그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업분야는 다양하다. 크게 학원사업본부, 화장품사업본부, 프랜차이즈 사업본부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출비중 50%를 차지하는 뷰티스쿨에서는 헤어-드레싱, 메이크업, 네일아트, 피부미용을 강의하고 있으며, 취업을 앞두고 있는 적정 취
Untitled Document 장인을 찾아서(15) 한겹한겹 배어나는 전통의 미 오색전지공예 맥 잇는 김인숙 씨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공예지만 아직 그 분야에 지정된 인간문화재가 없는 것은? 정답은 한지공예다. 한지공예는 제작방법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종이를 여러 겹 덧발라 살을 두텁게 하여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색지와 문양을 붙여 완성하는 전지공예와 종이를 일정한 크기로 재단하고 그것을 이어가면서 꼰 종이끈으로 직조하듯 엮어 형태를 만들어 내는 지승공예가 있다. 인사동 거리를 걷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오색함이나 태극무늬 상자는 전지공예에 해당된다. 특히 전지공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오색전지공예의 맥을 이어가는 김인숙(46) 씨를 만나보았다. 실용성과 예술성 겸비 작업실을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띈 것은 한쪽 벽면에 자리한 풀색 농이었다. 기하학적문양과 화병무늬로 꾸며진 3단 농이었는데 기존에 보지 못했던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것이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말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씨는 “종이를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겹 배접하면 화살도 뚫기 어렵다”면서 “전지공예품은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